[IT단상]매머드 부활과 삶의 조건 부활

 38억년 전 지구상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래로 다양한 진화가 이루어져 왔다.

 우리 인간 자신을 비롯해 지금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이름 모를 풀들과 나무들과 새들과 곤충들, 그리고 맨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 그 각각이 진화의 산물이다. 이들 모두가 우리들 삶의 조건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까지 지구상에 나타난 생물의 99.9% 이상은 멸종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그 중 공룡의 멸종은 지금으로부터 약 6500만년 전의 사건이며, 이는 인류의 선조 탄생 이전의 일로 자연의 섭리이자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또 다른 타입의 멸종은 맘모스 등과 같이 인류 탄생 이후에 나타난 생물의 멸종으로, 이것에는 인류의 관여가 보여지며 같은 멸종이라 해도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생명공학자들은 멸종된 생물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예로서 3만년 전에 멸종해버린 ‘맘모스를 되살린다’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과학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미세수정과 복제기술이다. 얼음 속에 보존돼 있던 맘모스에서 정자를 추출해 코끼리의 난자에 주입(미세수정)함으로써 맘모스와 코끼리의 잡종을 만들고, 잡종의 난자에 또한 맘모스의 정자를 주입하는 조작을 반복하게 되면 맘모스에 무한히 가까운 동물이 되살아나게 된다.

 복제기술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쥐라기공원처럼 파괴됐던 DNA를 복원해 원래의 정상적인 DNA 염기배열로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아직 이 부분의 기술을 확립하지 못했다. 장래 과학이 진보해 이 문제점이 밝혀지게 되면, 코끼리의 게놈 DNA 염기배열을 참고로 맘모스의 게놈 DNA를 재생할 수 있고, 복제기술에 의해 맘모스를 부활시키는 일도 결코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20세기는 대부분의 생물을 멸종으로 몰아 넣었지만, 21세기에는 멸종된 생물을 되살리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는 인류의 삶의 조건을 복원하는 일이다.

 <복성해 생명공학연구원장 shbok@kribb4680.kribb.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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