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히타치 제휴 정식 발표

일본 마쓰시타전기산업과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23일 가전 분야를 축으로 한 포괄제휴를 정식 발표했다.

 이번 제휴는 가전에 강한 마쓰시타와 정보통신 기술을 강점으로 하는 히타치간의 ‘상호보완적 강자 연합’이라는 점에서 우선 관심을 끈다. 게다가 백색가전·디지털가전 핵심 기술의 개발에서 홈네트워킹, 온라인결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하고 있어 앞으로 다른 업체들의 사활을 건 합종연횡을 부추겨 일본 가전산업계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배경과 의미

 기본적으로 이번 마쓰시타와 히타치의 제휴는 빠른 기술혁신과 글로벌 경쟁의 격화 등 시장구조의 변화에 대응해 각 사 장점 분야의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생존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전 시장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의 수익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마쓰시타의 경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현재 1.3% , 히타치는 0.3%에 불과하다. 특히 성숙 제품인 백색가전은 경쟁이 더욱 극심해 현재의 개발 및 생산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디지털가전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미 개발경쟁이 치열한 데다 품목별로 1000억 엔 이상이 요구되는 개발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휴는 백색가전도 수익의 축으로 끌어안으며서 동시에 디지털가전을 밀고나가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주요 제휴 내용=양사의 이번 제휴는 △전선을 사용해 네트워크화할 수 있는 디지털가전, 관련 기기의 연구개발 △IC카드를 사용한 개인인증·결제시스템 및 관련 서비스의 개발 △저소비전력 모터 등 절전 및 리사이클기술의 개발과 2004년 실용화 △부품 및 자재의 공동개발 및 공동조달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설계·제조 기술의 상호이용 △디지털가전용 시스템LSI의 공동 설계·개발 등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 등을 골자로 한다.

 이 제휴 내용은 전체적으로 디지털가전의 핵심인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외출지에서 휴대폰이나 휴대 컴퓨터를 사용해 가정용 전자 및 전기 기기에 전원을 넣거가 실내 온도 등을 조정하는 기술 개발이다. 양사는 각사의 장점인 가전과 통신이 접목해 관련 시스템 개발을 서둘러 주도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TV 등 단품 위주로 진행돼 온 가전업계의 개발 패턴도 시스템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양사는 IC카드를 사용한 통신판매 결제 서비스를 겨냥, 연내 공동출자로 기획·개발회사를 설립하고 2003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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