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명예기자 1년을 돌아보며

 전자신문은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대학사회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e캠퍼스면을 신설, 운영해왔다.

 e캠퍼스면은 지난 1년 동안 대학에서 일어나는 연구활동, 벤처창업, 사이버 강의, 학생들의 원기왕성하고 다양한 활동 등을 널리 알려 산학연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각 대학에서 선발된 20여명의 대학생 명예기자들은 학업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생동감 넘치는 대학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e캠퍼스 신설 1주년을 맞아 지난 17일 본사에서 캠퍼스의 소식을 전해온 명예기자들이 모여 그동안 취재하면서 느낀 점과 대학의 변화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는 명예기자 방담을 가졌다. 편집자

 

 사회=권상희기자

 참석자=김군성(부경대 생산가공), 김남희(동아대 국문), 김미정(충북대 중어중문), 박영철(인하대 기계항공), 박종일(단국대 전자컴공), 오은정(숭실대 정보공학), 이병희(연세대 신문방송), 이윤정(서울여대 경영경제), 임옥선(이화여대 정보통신), 장선직(중앙대 사회복지), 전미경(상명대 행정) 명예기자

 

 △사회=1년 동안 명예기자 활동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우선 1년 동안의 활동소감을 각자 얘기해 봅시다.

 △김군성=회의 및 행사를 통해 타 지역에 있는 같은 또래의 사람들과 만날 수도 있었고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또 지면상에 실리는 기사들을 보면서 단순한 글이 어떻게 기사로 다듬어지는지 알게 됐고 대학생활의 전반적인 것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습니다. 

 △이병희=일주일에 지면 1면을 만드는 일이 이토록 힘든 일인줄 몰랐고 작성한 기사에 대한 책임이 막중함을 깨달았습니다. 학생신분으로는 만나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박종일=대학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칫 평범하고 안일하게 보낼 수 있었던 대학생활에 많은 자극이 됐습니다. 보통 학사일정에 치여 산다거나 공동체가 아닌 개인주의적 생활을 하기 마련인데 명예기자 활동을 통해 사회경력도 쌓고 취재하면서 모르는 부분은 다시 공부하면서 넓게 바라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사회=취재중 어려운 사항은 무엇이었습니까.

 △김남희=대학가의 문제점에 대해 학교 담당자와 인터뷰할 때 가장 어려웠습니다. 명예기자이기 때문에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명예기자가 뭘 알겠느냐는 식으로 무시하며 취재를 거부하는 담당자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김미정=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기사를 작성하는 데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 전자신문이라는 전문지의 성향에 맞춰 소스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시 말해 대학이라는 광범위한 곳에서 다소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소스만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장선직=각 대학의 명예기자들과 연계가 부족해 다양한 대학문화를 조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또 많은 사진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전문 사진기술이 없어 아쉬울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전자분야를 공부하지 않고서는 기사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사회=지난 1년 동안 정보기술(IT)업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거셌습니다. 대학가는 어떻게 변했나요.

 △박영철=모든 것이 전산화되는 시기였습니다. 학교의 전산망 속도도 많이 좋아졌고 무선 근거리통신망(랜)도 활성화됐습니다. 특히 가장 놀랄 만한 것은 불법 소프트웨어(SW) 단속 여파인지 아니면 자발적인 인식변화인지는 몰라도 학교에서도 정품SW의 이용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전미경=3∼4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위성강좌가 지난 1년 동안 본궤도에 오른 것 같습니다. 또 작년 이맘때만 해도 대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해봤자 메일 확인이나 음악파일 청취, 리포트 자료 구하기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인터넷뱅킹이나 쇼핑 등 인터넷 활용분야가 상당히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박종일=예전과는 달리 공동체적 캠퍼스 생활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예전같으면 학교 앞 주점에서 술잔을 기울일 시간에 자격증이라던지 영어 등 개인적인 일에 치중하는 경향이 심화됐습니다.

 △오은정=대학생들의 PC방 이용 열기는 초고속 인터넷이 가정마다 설치된 후에도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각 기업마다 주 고객층인 대학생을 위해 대학별로 인터넷 카페를 조성하는 것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 전문가들만이 들고 다니던 노트북컴퓨터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가지고 다니는 대학생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회=창업열기로 인해 대학가에서도 교수들의 창업이 잇따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임옥선=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수업부실로 인한 반감도 있지만 학생들도 ‘전공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며 수긍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 지원하는 연구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창업과 같은 교외 연구활동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창업활동이 강의부실로 연계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이고 있습니다.

 △박영철=교수들의 무분별한 창업과 산학활동으로 인해 강의가 부실해지는 등 순수학문의 장이 돼야 할 상아탑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교수들이 개인적인 일로 자주 휴강하고 때로는 조교가 들어와서 대충 실습으로 수업을 때우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높은 학교도 많습니다. 심지어 보충강의에도 교수가 갑작스런 약속을 이유로 휴강을 해 학생들이 우롱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이병희=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결과만을 가지고 교수들의 능력을 수치적으로 평가해 등급화하는 것도 교수창업의 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신성한 학문의 자유가 있어야 할 상아탑도 경제논리의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회=예전에는 졸업 후 벤처기업에 취업하겠다는 대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거품이 걷히면서 최근 대학생들의 이러한 의식도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도 벤처기업에 취업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은 편인가요.

 △전미경=닷컴위기론이 닥치면서 벤처에 대한 열기도 다소 식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보다는 벤처기업에 취업하겠다는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벤처기업이라면 무조건 들어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 저것 따져본 후 내실있는 벤처기업을 택하겠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임옥선=도전정신이 대학생들의 특성이다보니 위험은 있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벤처기업을 선호합니다. 대기업이야 수입도 높고 안정적이지만 이러한 성취감을 맛보기는 어렵거든요.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미정=최근 벤처기업들이 직원채용을 사리다보니 벤처기업 취업도 어렵다고 합니다. 따라서 차라리 회사를 창업하자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겠지만 젊은 패기로 밀어붙이면 뭐든 못하겠느냐며 창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학생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회=많은 대학들이 학교내에 창업보육센터를 설립, 벤처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장선직=거의 모든 대학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첨단기술과 벤처에 도전하는 정신을 길러줄 수 있고 졸업생들의 고용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대학들은 창업지원센터 운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윤정=일부 대학에서는 재학생 창업동아리를 창업보육센터에 입주시키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학업을 하면서 창업경험도 익힐 수 있기 때문에 학교내에 창업지원센터를 두는 것에 대해 대환영입니다.

 △김남희=대학측에서는 입주업체의 지분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문의 장인 대학이 너무 상업적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을 감안, 대학측에서도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마지막으로 1년을 돌이켜 봤을 때 아쉬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오은정=너무나 많은 이슈들이 있었음에도 시점을 놓쳐 기사화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기자라는 신분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기사를 거져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김군성=명예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취재원이 타 일간지 기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해줄 때는 부담스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또 취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면에 반영되지 않았을 때는 인터뷰에 응해준 취재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이윤정=물론 많은 기사를 쓰지 못해 명예기자라는 직함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이지만 돌이켜보면 좀더 노력해 볼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바쁜 가운데서도 참석해 방담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적극적이고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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