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PC 시장 침체와 계속되는 가격 하락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 도시바와 미 IBM이 액정 합작 사업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PC용 액정표시장치 합작 사업을 연내 해소하고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 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DTI)의 생산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양사의 이번 결정은 DTI가 PC용 LCD에 대해서는 일본 최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대만 등과의 경쟁 격화에 따른 제품가격의 대폭적인 하락으로 수익이 크게 악화한 데다 PC 시장 침체로 사업성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NEC가 내년 말까지 자체 생산에서 손떼기로 결정한 데이어 이번에 DTI도 생산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PC용 LCD에서는 일본의 상위 업체가 잇따라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 LCD 업계에서는 탈(脫)PC를 핵심으로 하는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9년 도시바와 IBM이 설립한 DTI는 도시바히메지 공장과 일본IBM의 야수 공장 안에 제조설비를 갖추고 10∼15인치형의 PC용 박막트랜지스터(TFT) LCD를 월 40만장 정도 생산, 도시바와 IBM에 공급해왔다. 특히 IBM에는 세계 유일의 LCD 생산 거점이다.
DTI의 생산 중지 후 도시바는 히메지 공장 내 라인을 인수, 약 50억엔을 투입해 휴대폰 단말기나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에 탑재되는 10인치 이하의 소형 제품용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주력 거점인 후카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저온폴리(다결정) 실리콘 제품과 함께 LCD 사업을 소형 제품 중심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IBM은 DTI로부터 구입해 온 LCD 물량을 대만 제조업체 등 외부 업체 조달로 돌린다. 자사 LCD 사업은 일본IBM의 야수 공장이나 연구소를 활용해 의료기기에 탑재하는 고성능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생산으로 특화할 방침이다.
도시바와 IBM 두 회사는 현재 양측 모두 DTI를 전액 출자의 자회사로 전환한 후 다른 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교섭을 벌이고 있다. 종업원 약 1000명의 고용은 유지할 방침이다.
LCD 시장의 주력인 PC용은 90년대 후반부터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의 대규모 투자와 생산 확대, 지난해 대만 업체들의 본격 생산 가세 등으로 경쟁이 격화해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PC 수요가 위축돼 15인치형의 경우 가격이 1년 전의 절반 수준인 300달러 정도로 떨어져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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