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열풍에 힘입어 이를 구현하는 e비즈니스 솔루션 분야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등장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주가하락, 닷컴위기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줄어들긴 했지만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e비즈니스 구현은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외산 대형 솔루션업체의 국내시장에 대한 공세도 적극적이며 자체 개발한 제품을 무기로 한 국내업체들의 움직임도 발빠르게 진행돼 왔다. 이와 함께 국내업체들은 한국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하나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로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현지법인과 사무소를 설립해 진출했으며 미미하지만 어느 정도의 제품 판매 및 컨설팅에 따른 매출과 로열티 수입도 올리고 있다. 이런 e비즈니스 솔루션에는 개인 대상의 인터넷 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대소비자간(B2C) 머천트 솔루션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업간 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e마켓플레이스, 전자구매(e프로큐어먼트) 솔루션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품이나 제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관리해주는 콘텐츠관리솔루션(CMS) 분야도 수출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같은 결과는 방대한 세계시장 규모에 비하면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실제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로 현지에 법인을 세운 경우는 열손가락에도 들지 못하고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을 판매한 업체도 몇개에 불과하다. 이는 e비즈니스라는 영역 자체의 역사가 짧아 세계시장을 상대로 한 충분한 수요조사나 준비작업이 미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은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수많은 업체가 생존, 발전하기에는 우리나라 시장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국내 e비즈니스 시장은 솔루션과 컨설팅, 시스템통합(SI) 등이 통합적으로 적용되고 e비즈니스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정확한 기준이 나와 있지 않아 솔루션만의 시장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올해 e비즈니스 시장은 약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시장에서 수십개의 업체가 경쟁을 벌일 경우 솔루션 개발비용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해외진출은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들의 지상과제이며 수출을 통해 매출확대에 기여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해외진출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지난한 작업이라며 앞서 해외진출을 추진한 업체들이 한결같이 토로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현지상황에 맞도록 제품을 현지화(로컬라이즈)하고 마케팅도 현지사정에 맞도록 펼쳐야 한다. 또 해외진출을 추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제품을 현지화하며 판매정책 등을 갖춰 실제 매출이 일어나기까지 적게는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긴 기간이 소요된다. 해외시장에 일단 발을 들여놓았다 하더라도 성공할지의 여부는 미지수다.
이처럼 어려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채찍질을 늦출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낸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현재 해외시장에 진출한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는 이네트·아이비젠·인터케이엠·파이언소프트·하늘정보 등이다. 이들 업체는 주로 일본·중국·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네트 정병규 이사는 “이네트가 일본법인 설립 후 지난해 매출 및 로열티 수입을 발생시키며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에는 적절한 타이밍과 국내에서의 많은 레퍼런스 사이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해외진출 후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출업체들은 어느 정도의 자금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최근들어 투자유치가 어려워지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국 e마켓 솔루션 업체인 아리바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비즈엠알오 김일우 사장은 “국내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커스터마이징 비중이 비교적 적은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이 쉽게 접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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