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들과 미국 퀄컴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통신 로열티 협상이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서 타결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중국과 같은 비율을 적용받을 것(최혜대우)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최근 퀄컴이 한·중 CDMA 합작기업들에 기존 로열티 비율을 요구해와 적지 않은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기류가 한국과 중국의 로열티 차등적용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퀄컴과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의 CDMA 로열티 협상이 단말기 한 대당 2.65%, 선급기술료 70만달러 수준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퀄컴은 최근 한·중 합작기업에 대한 로열티를 기존 한국기업들에 적용해온 5.25%(한국시장 내수기준)로 고수하겠다고 전달, 로열티 차등적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은 퀄컴의 진의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만일 퀄컴이 한·중 합작기업에 대해 로열티 5.25%를 고수할 경우에는 국내기업의 중국 단말기시장 진출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
LG전자 법률팀의 한 관계자는 “퀄컴의 정책변화에 따라 로열티 적용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퀄컴이 한국기업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왔지만 로열티 차등적용과 관련해서는 별개의 기업정책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도 “퀄컴의 최혜대우 원칙은 과거 정보통신부가 주관해 만든 가이드라인일 뿐 기업간 계약에서 실질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법적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퀄컴 김성우 사장은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정확한 중국기업 로열티 비율을 언급할 수 없다”며 “다만 한·중 합작기업들의 현지시장 선점전략을 고려해 중국기업과 퀄컴간 계약이 완료되기 전까지 기존 계약(5.25%)을 적용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합작기업들은 올해 중국 단말기시장에서 5.25%의 로열티를 퀄컴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기업들은 퀄컴과의 로열티 협상 추이를 관망하며 한국기업과의 합작 및 제휴여부를 재검토할 것으로 분석돼 국산 단말기의 중국진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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