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문제를 다루는 방법부터 바꿔보자

사회·경제적으로 환경이 급변하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이 이곳저곳에서 불거져나오고 있다.

 넓게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각종 복잡한 문제들로부터 교육제도·의료나 연금정책, 실업과 맞물린 총체적인 경제위기, 닷컴이나 인터넷 비즈니스가 유발하는 각종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뜯어 고쳐야 하는 골 깊은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교육 문제만 하더라도 건전하고 실력있는 인재를 많이 얻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교육으로 돌아가 직업 소명의식과 윤리교육부터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 기존의 주입식·암기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창조성과 전문성이 강조되는 교육제도로 탈바꿈해야 하며, 전반적인 사회의 가치관을 재정립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문제들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근원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논의의 대상들이 문제 해결 그 자체에서만 본다면 매우 멀고 추상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때로 우리는 문제 그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더 큰 문제를 복잡하게 야기시키기도 하고, 발본색원을 한다고는 했으나 뿌리의 지류조차 건드리지 못하고 원점만을 맴도는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찾기 위해 각종 의견수렴은 물론이고 공청회·청문회·좌담회를 개최하면서 무수히 많은 논의를 벌여 왔다. 물론 이러한 논의 자체와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는 공론의 장은 민주사회의 필수 요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과 구체적인 실천안을 고려하여 근원적인 부분을 해결해가려는 접근 태도는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다시말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모여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돌아보면 실천된 것이 없는, 그러한 문제 해결 방식에 집착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서방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과 사업상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하나의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탁상공론과 허황된 당위론에 그치는 토론 그 자체보다는 진지한 의견수렴을 통해 가장 중요하면서도 손쉬운 문제를 선택한 후 우선순위를 정해 여기에 먼저 집중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가히 현실적이고 실용주의적인(pragmatic) 문제 해결 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일례로 미국의 IT 인력 문제 해결 과정을 들여다 보더라도 각종 IT 관련 연구소를 신설하고 대학의 IT 인력 정원을 늘리는 중장기적인 대책과 병행해 임시취업 비자제도를 도입해 인도나 중국의 우수 IT 인력을 대거 받아들이는 단기적인 대책을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대책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욕심을 크게 내고 이에 대한 실천을 뒤로 미룬다면 시간이 흘러가면서 문제 해결의 뜻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 삼간 다 태우려는 식의 접근 태도로는 그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를 단순화하고 집중해야 우선적인 실천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사안을 선택한 후 이의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일단은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점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여 결정하고 우선 순위에 따라 과감히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과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는 멀게만 느껴지는 각종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길을 오히려 앞당겨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진호 아이월드네트워킹 대표 hur@iworl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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