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70% 「랩창업」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70%가 대학교수나 연구원들의 이른바 ‘랩(Lab) 벤처’ 창업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바이오벤처협회에 따르면 지난 99년 99개에 머물던 바이오 벤처기업이 지난해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01년 5월 현재 45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현황을 보면 대학교수와 연구원 출신이 전체의 70%로 타 업종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R&D)과 노하우 축적이 주로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져온데다 지난 99년 정부가 교수 및 연구원의 벤처 겸직을 허용한 이후 창업이 활성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전체의 46%로 가장 많고 30대 35%, 50대가 16%를 차지해 연구경력이 창업의 가장 중요한 전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바이오벤처의 사업 아이템별로는 생물의약이 37%를 차지했고 바이오식품(18%), 생물화학(14%), 생물환경(14%)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생물공정 및 장비, 생물검정, 정보 분야는 각각 4% 수준에 머물러 이 분야 창업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바이오벤처기업들은 서울과 대전에 각각 30%씩 집중돼 있어 대전지역이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가 높은 바이오벤처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76%가 자본금 20억원 미만으로 나타나 여전히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이오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는 타 업종에 비해 매우 높은 44%에 달하고 있어 자금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벤처투자자들과 일반인의 바이오벤처에 대한 인식과 정보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이해도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바이오벤처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집약적 산업으로서 양적·질적 측면에서 꾸준한 발전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 11일 고려대 생명과학관에서 한국미생물학회와 공동으로 ‘한국바이오벤처포럼 2001’을 개최했다.

 국내 20개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참가한 기업전시회와 벤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로 꾸며진 이날 행사에서는 바이오니아 박한호 사장이 ‘바이오니아의 제노믹스 전략’, 최근 코스닥 등록 심사를 통과한 인바이오넷 구본탁 사장이 ‘대덕 바이오커뮤니티 사례를 통해 본 바이오벤처기업간 협력모델’에 대해 주제발표를 해 관심을 끌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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