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PP]위성방송채널 전략

 올해말 선보이는 위성방송서비스가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 프로그램공급업(PP) 등록제의 실시는 필연적이었다. 국내에서 처음 실시되는 위성방송은 비디오채널만 74개에 이르는 등 본격적인 다채널시대를 열 전망이며, 이에 따라 늘어난 채널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서비스 성공의 최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은 한국디지털위성방송(대표 강현두·약칭 위성방송)의 채널 구성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미 2∼3개월전부터 위성방송측 관계자와 활발한 접촉을 벌여왔다.

 위성방송은 최근 채널편성 및 관련업무를 총괄할 채널구성위원회(위원장 이강수)를 구성하고 사업자 선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성방송측에 따르면 다음달 15일 발표할 선정 채널수는 지상파의무송신채널·직접운영채널·CNN 등 외국방송 재송신채널을 제외한 60여개 TV채널과 오디오채널 50여개가 될 전망이다.

 중계기용량 등 방송시스템의 가용성을 따져볼 때 현실적으로 올해까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채널수는 TV 86채널, 오디오 50채널, 데이터 10채널 등이다. 이와 관련해 위성방송측은 일단 60개 가량의 채널을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는 있으나 사업자들의 제안서를 검토한 후 양질의 채널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 가용채널을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는 기존 여타 방송사업자 선정 때와 유사하게 사업목적의 타당성 및 신청인의 적정성, 채널운용계획의 우수성, 마케팅계획의 우수성, 경영계획의 적정성 등 4개 항목이 평가된다.

 위성방송이 발표한 2001년 사업계획에 의하면 기존 PP 중에서는 보도·스포츠·영화 등 인기장르의 채널을 30개 가량 편성하고 이번에 신규로 등록한 채널도 기존에 없었던 틈새장르를 중심으로 비슷한 비중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지난 7일 현재까지 방송위가 신규로 등록증을 교부한 비디오채널은 63개에 이른다. 신규로 등장한 사업자 가운데 위성방송에 채널을 공급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PP는 KBS다. KBS는 위성방송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스카이KBS(대표 지종학)를 설립하고 스포츠·드라마·자연 등 3개 채널을 준비중이다. MBC플러스가 기존 PP 인수를 통해 케이블시장에 단기간에 진출한 것과 달리 스카이KBS는 위성방송의 일정에 따라 우선 채널을 개국하고 추후 SO와 접촉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최대 케이블 MPP인 온미디어 역시 OCN을 통해 2개 영화채널을 추가로 신청하는 등 채널확대에 나서고는 있으나, 케이블시장에서의 입지 굳히기에 보다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등록제를 계기로 채널사업에 진출한 대부분의 단일 PP들은 위성방송채널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위성방송 개국만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케이블시장에서 다져놓은 기반이 없는데다 현 시점에서 시장에 진출하려 해도 SO의 절대부족한 대역폭사정 등으로 채널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일 신규채널들은 영향력있는 MPP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최근 SO전환 승인을 받은 주요 중계유선방송사와 접촉을 벌이는 등 대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규채널을 준비중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채널을 확보한다 해도 단일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 및 마케팅에 있어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MPP와 사전협력을 맺어 공동마케팅을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양한 장르의 틈새채널을 보유한 3∼4개 사업자가 연합해 위성방송 채널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델 등도 등장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의 콘텐츠가 과연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신규PP들은 내실다지기보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채널선정 일정을 의식해 등록증을 취득하는 사례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의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등록제 실시를 계기로 한꺼번에 3개 이상의 채널을 신청한 사업자의 경우 위성방송측의 눈치를 보면서 어떤 채널을 정책적으로 육성할 것인지를 재고 있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또 일부 사업자들은 당초 사업운영방향을 전면수정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방송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유명무실해지는 사례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위성방송 PP 선정시 사업자간 이해득실보다 콘텐츠의 충실함과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선정 PP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분배할 것인지, 각 채널에 얼마만큼의 성과를 요구할지 등도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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