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한 인텔이 통신 시장도 석권할 수 있을까.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통신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인텔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단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인텔은 올해초 8개 통신 기업을 인수하는 데 20억달러를 지출하고 최근 3개 광섬유기업 인수에도 5억달러 이상을 소요하는 등 올해들어 통신분야 공략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이 99년 이후 통신 분야 기업 인수에 총 103억달러의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인텔이 인수한 기업들의 추진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인텔이 막대한 인수비용 지출에도 불구하고 대형 기업 네트워크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어기어시스템·브로드콤·PMC-시에라 등의 그늘을 당장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SG코웬의 칩 분석가인 드루 펙은 “인텔이 통신기업들을 리드할 만한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을 가졌는지 또는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명확치 않다”며 “레벨원은 인텔에 인수된 후 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또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분석가인 마크 에델스콘도 “인텔이 소형 기업들만을 인수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인텔의 사장겸 최고경영자(CEO)인 크레이그 배럿은 “통신 시장에서 인텔의 위치에 만족스럽다”며 “통신분야 강화 전략에 도움을 줄 핵심기술을 갖춘 작은 규모의 인수대상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해 앞으로도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시스코, 브로드콤 등 통신 분야 선두 업체들도 지난 99년 이후 기업 인수에 각각 260억달러와 70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시스코와 브로드콤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이후에는 단 1개의 기업도 인수하지 못하고 있다.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통신 시장을 공략하려는 인텔의 전략이 앞으로 끊임없는 화젯거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