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굴뚝산업 중심의 대전 3·4 산업단지가 최근 첨단업종의 벤처 입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기존 굴뚝산업 중심의 3·4 산업단지 전경.
대전지역의 경제구조는 소비성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제조업의 비중이 상당히 취약한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다. 전국 6대 광역시 가운데 대전시가 대표적인 소비도시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대전시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산업단지로 불리는 3·4 산업단지에 하이테크 제조 중심의 벤처기업이 속속 들어서면서 제조업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굴뚝산업과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복합단지로 급격히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 3·4 산업단지에 거는 지역경제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 지역은 당초 중부권 도시의 산업생산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지난 90년부터 98년까지 9년간에 걸쳐 조성됐다. 지난 70년대 조성된 대전 1·2 산업단지가 조성부지 규모가 작은데다 입주기업체들의 영세성 등으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뒤늦게 조성된 3·4 산업단지가 지역경제 돌파구의 대안이 된 셈이다.
최근 2∼3년 전부터 3·4 산업단지에 인접한 대덕연구단지내 벤처 돌풍이 이곳에도 거세게 몰아치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 창업보육단계에서 벗어난 벤처기업이 본격적인 제품 양산을 위해 3·4 산업단지를 찾으면서 정보기술(IT) 관련 첨단 벤처산업의 중심 핵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대전시가 한밭 협동화단지 및 벤처타운 다산관과 장영실관 등 벤처 집적시설을 조성한 후 3·4 산업단지는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황 및 특징=3·4 산업단지는 95만여평의 부지에 모두 204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업종별로는 조립금속업종이 72개로 가장 많고 석유화학 30개, 전기전자 20개, 음식료품과 나무제품 관련업종이 각각 9개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4산업단지의 수출실적은 5조2884억원으로 대전지역 총 수출실적 8조6722억원 가운데 60%를 차지할 만큼 지역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고용인구도 지난 해 말 기준으로 6759명으로 전년대비 5360명보다 20%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3·4 산업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적인 굴뚝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 한솔제지 공장과 한라공조 공장, 모나리자·유한킴벌리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기업 가운데 이 지역에 본사를 둔 업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딱히 내세울 만한 스타성 기업이 전무, 열악한 지역경제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협동화단지 벤처타운 다산관과 장영실관에 지역민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벤처타운 다산관=지난 99년 2월 문을 열었다. 부지 1000여평, 연건평 767평에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건물로 지어진 다산관은 현재 아이티 등 6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특히 고속통신장비 개발 전문업체인 아이티는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급신장, 지난 4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함으로써 일약 주목받는 벤처로 떠오르고 있다.
◇벤처타운 장영실관=올 1월 개관한 장영실관은 2000여평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지어진 포스트TBI 개념의 벤처집적시설이다. 도담시스템스 등 23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장영실관은 우수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처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광통신 소자 개발업체인 젠포토닉스는 지난해 폴리머를 이용한 가변광감쇄기 소자와 8채널 파장 라우터 소자를 세계 처음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여성 연구원 창업 1호 벤처인 베리텍은 국내 유무선망과 인터넷 통합 서비스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엑스엘광통신·해도이노베이션스·이엔지 정보기술 등이 각기 전문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업체가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점 및 전망=산업단지 조성당시 LG반도체가 매입한 7만8000여평의 부지 활용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LG반도체가 하이닉스(현대전자)에 합병된 이후 현대측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다. 현대가 올 하반기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부지 조성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대전시에서는 최근 착공한 과학산업단지와 연계해 정밀가공 및 부품 등 업종별 네트워크를 3·4 산업단지에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이렇게 되면 첨단 복합 산업단지인 과산단지를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전시는 기존 생산품의 다양화와 업체간 공동생산, 공동실험 등을 통해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대전시의 구상일 뿐 현대측에서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굴뚝산업과 첨단산업이 혼재된 3·4 산업단지의 미래는 현재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의 성장 여부와 시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에 달려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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