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객장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벤치에 않아 시세판을 들여다보는 고객들로 넘쳐나던 증권사 객장의 모습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이제 안방에서 PC 한 대로 주식거래와 관련한 업무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온라인증권거래는 전체 주식거래건수의 66.8%(거래소 57.2%, 코스닥 76.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증권거래실적의 97.6%가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에 불과했던 지난 98년 1월의 상황과 비교할 때 현재의 사이버증권거래 실적은 적어도 외형적인 면에서 이제 금융선진국 어디에 갖다놔도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사이버트레이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 할 수 있다. 일례로 사이버트레이딩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국내 5대 대형증권사의 올 1월 사이버 거래실적은 120조4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70조원에 비해 80%나 증가했다. 올 초 증시가 반짝 상승한데 따라 거래량이 늘어난 이유도 있었지만 사이버트레이딩의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증권사들은 이에 따라 고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증권 정보의 제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상품의 거래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증권서비스 스톡피아에 따르면 올 1·4분기에는 지난해에 비해 각 증권사의 정보제공 형태가 양적인 측면보다는 질적인 측면 중심의 서비스제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증권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던 단계를 넘어 양질의 정보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이버트레이딩의 또 하나의 추세는 전용 에뮬레이터와 웹 방식 HTS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신증권은 HTS 전용 에뮬레이터 내에서 인터넷 화면을 띄워 볼 수 있어 매매를 하면서 해외 증시동향을 확인하는 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증권도 에뮬레이터와 웹을 연동해 음성 시황 방송을 들으며 주문을 낼 수 있다. 현대증권은 주문 체결시 음성 메시지를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선물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선물 매매에 대한 사이버트레이딩 기법까지 등장했다. 현재 현대증권을 제외한 22개 증권사가 주식거래 외에 선물거래 기능까지 추가시켰다. 또 주식 외에 채권이나 수익증권 거래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지원하는 증권사도 많다. 5대 대형 증권사 중에서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의 경우 주식·선물·채권·MMF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거래폭주로 인한 시스템 다운으로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알려지면서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한 투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사이버트레이딩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신증권를 비롯해 동원증권·대우증권 등 이미 독자전산망을 가진 증권사와 동양증권·KGI증권 등 독자전산망을 구축할 예정인 증권사들은 올 연말까지 백업시스템을 구축, 시스템 다운에 적극 대비할 계획이기도 하다. 증권거래소도 내년 1월 말까지 주식거래에 대한 전산 백업시스템을 완비해 나갈 예정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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