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스타크래프트 여전사들 안개 속 대혈전

　‘지존의 자리는 오직 하나뿐이다.’

　삼성디지털배 KIGL2001 시즌의 개막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여성부의 지존을 차지하기 위한 여성전사들의 격돌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전 지난해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를 양분해온 삼성전자 칸의 김인경과 한국통신프리텔 매직엔스의 이은경이 올 시즌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의 총성이 울리자마자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만년 우승 후보들은 예상을 뒤엎고 연패의 늪에 빠지는가하면 신예들은 기존 강호들을 잇따라 쓰러뜨리며 자신들의 이름을 새롭게 각인시키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여성부 리그는 시즌 3차전까지 마친 결과, 신생구단인 게임아이 스틱스가 5승 2패로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여성부 1위로 부상했으며 우승후보인 삼성전자 칸과 한통 매직엔스는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여성부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는 게임아이 스틱스의 김가을.

　2001 시즌 프로무대에 첫 데뷔한 김가을은 1차전에서 한게임의 김영미를 물리친 데 이어 2차전에서 KTB 퓨처스의 서순애와 한통 매직엔스의 이은경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무서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저그를 주종족으로 하는 김가을은 파상적인 공격력을 바탕으로 남성 못지 않은 호쾌한 경기를 선보이고 있어 올 시즌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KTB 퓨처스의 신예 서순애는 2, 3차전에서 여성부의 지존을 자처해온 삼성전자 칸의 김인경을 연속 격파하며 김인경 킬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만년 중위권을 맴돌던 한통 매직엔스의 노장 권태규는 겨울훈련을 통해 개발한 독특한 빌드오더와 다양한 전술로 기존 강자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늦바람을 불러오고 있는 선수다.

　특히 권태규는 팀의 간판인 이은경의 부진으로 매직엔스가 하위권에 추락할지 모르는 위기에서 게임아이의 강자 김가을과 칸의 김인경을 잇따라 물리치며 3연승해 그의 승리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반면 확실한 우승후보로 거론된 칸의 김인경과 매직엔스의 이은경은 전술이 노출되면서 잇따라 참패하는 등 부진에 빠져있다.

　지난해 KIGL 추·동계리그와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며 황금마우스를 거머쥔 칸의 김인경은 시즌 개막과 함께 4연승하며 상쾌한 출발을 보였으나 2차전 이후 3연패의 늪에 빠지며 힘없이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또 2000년 KIGL 하계리그의 여왕인 매직엔스의 이은경은 2차전 이후 부진에 빠지며 4연패를 기록, 팀의 간판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밖에 2000PKO세컨드스테이지 스타크 여성부에서 우승한 한게임의 윤지현도 팀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3차전에 출격했으나 무명선수에게 일격을 당하며 망신을 당했다.

　이처럼 스타크 여성부의 판세가 물고 물리는 혼전양상을 보임에 따라 2001 KIGL 상반기리그의 우승 향배는 시즌 막판까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게임아이가 선두에 나서고 있으나 2위와의 승차가 한게임에 불과하고 최하위로 처져있던 더미디어 두밥도 3차전에서 2연승하며 반격의 기세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배틀탑의 정환렬씨는 “지난해와 달리 선수들의 실력차가 크지 않아 작은 변수들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고 있으며 서로 천적관계를 형성하는 선수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훈련을 통해 상대의 따라 다양한 전술을 마련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