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투자 봄비」내린다

 급격히 냉각된 벤처투자 분위기가 서서히 되살아날 전망이다.

 1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벤처투자시장이 급격히 위축됐음에도 불구, 창투사들의 조합결성은 꾸준히 증가해 상대적으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가용재원은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4·4분기부터 4, 5개월 동안 투자 냉각기를 가졌던 벤처캐피털들이 투자를 재개, 늦어도 하반기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3·4분기 전체 창투사의 투자재원은 회사분(4조3397억원)과 조합분(1조9460억원)을 포함, 총 6조2857억원이었으나 4·4분기에는 6조8672억원(회사분 4조5250억원, 조합분 2조3422억원)으로 5815억원이 늘어났다.

 또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투자재원은 6조7614억원(회사분 4조3569억원, 조합분 2조4045억원)으로 지난 4·4분기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조합분은 오히려 623억원 늘었다. 연초 4개 창투사가 등록취소되면서 줄어든 부분을 감안하면 4·4분기 대비 2월 말 실질적인 회사분 투자재원도 더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실적(잔액기준)은 지난해 3·4분기 2조2282억원에서 4·4분기 2조1804억원으로 줄었다가 2월 말 2조4920억원으로 지난해 3·4분기 대비 2638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체적으로 2월 말 순투자재원(투자재원-투자실적)이 지난해 3·4분기보다 3177억원 늘었다. 3월 이후 결성된 투자조합 약 1500억원을 합칠 경우 지난해 3·4분기 대비 약 4677억원 늘어난 순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업계는 올 하반기를 집중적인 벤처투자 재개 시점으로 잡고 본격적인 투자업체 물색에 착수했다. 특히 중기청이 출자한 투자조합의 경우 1년 이내에 20%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규정상 올해 말까지 상당액의 자금이 벤처업계에 투자돼 자금난을 해갈시켜줄 전망이다.

 이같은 중기청 규정에 따라 올해 이전에 투자가 이뤄져야할 금액만 지난해 4·4분기 이후 결성된 투자조합 5000억원의 20%인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 3월 이후 결성된 1500억원도 매년 12월, 1월, 2월이 기업결산 등으로 신규 투자가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 올해 말까지는 일정수준 이상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신창투의 고정석 사장은 “올해 1·4분기 기투자한 일부 투자금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결성된 투자조합중 투자가용 재원만 4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넘치는 투자재원을 활용하기 위해 벤처캐피털중 상당수가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투자기업 물색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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