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ome]사이버 레저-클릭만 하면「시네마 천국」이

 벤처기업가 김효근씨(36)는 바쁜 생활속에서 쌓여가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화 마니아인 그에게는 작품 감상이 가장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이지만 극장에 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작품을 상영하는 극장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그는 요즘 추억의 명화에서 최신 액션물까지 영화에 대한 목마른 갈증을 가정에서 간단하게 해소할 수 있게 돼 즐거움에 들떠 있다.

 클릭만 하면 시네마천국이 펼쳐지는 인터넷영화관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용료도 저렴하다. 인터넷영화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편당 500∼1000원이거나 무료로 서비스하는 곳도 적지 않다.

 영상과 음반 분야에도 ‘가정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이른바 e홈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극장표 예매나 관련정보를 습득하면 마니아라는 말은 이제 옛것이 됐다.

 국내에는 지난 99년 7월 하나로통신이 ‘오스틴 파워’를 극장개봉과 동시에 인터넷상영을 시도한 이래 무려 20여개의 인터넷영화관이 등장했다. 또 초고속 통신망의 보급 및 인터넷 이용이 크게 확산되고 있어 세계에서도 유래없이 많은 인터넷영화관이 늘어날 전망이다.

 보유작품 수가 가장 많은 웹시네마를 비롯해 최초의 인터넷영화인 ‘예카’를 제작한 한글과컴퓨터, 수준높은 작품을 주로 상영하는 키노넷, 새롬엔터테인먼트의 인터무비, 아이씨네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웹시네마는 지난 2월 ‘청춘’을 상영한 이후 인터넷영화관 사상 최고인 15만명 관객동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번지점프를 하다’ 와 ‘눈물’을 비디오 출시에 앞서 상영해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영화는 ‘클릭버스터’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영화와 비디오로 대표되는 기존 영상산업 판도를 완전히 바꿀 태세다. 인터넷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감독도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 ‘간철 리철진’의 장진 감독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연출가들이 망라된다.

 제작비도 수십억원에 달해 이미 오프라인 영화 못지않다.

 지난 99년 말 당시 예카 제작에 8000만원의 거금(?)이 투입된다는 소식에 영화업계 안팎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최근 개봉돼 화제가 된 SBSi의 ‘아미지몽’, 엔스크린의 SF액션인 ‘MOB2025’는 각각 6억원과 2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며 네오무비도 10억원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마니아들은 이제 할리우드의 신작영화를 볼 날도 머지 않았다.

 할리우드의 주요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미국영화협회의 (MPAA) 잭 발렌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최소한 3개 이상의 메이저 배급사가 올 하반기에 주문형비디오(VOD)나 다운로드 방식으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상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서비스는 암호화와 저작권 관리가 가능한 프로그램이 설치된 PC를 통해 이뤄진다.

 일반인들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할 경우 2시간 방영분의 영화를 단 25분만에 다운로드받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세계적인 영화배급사인 미라맥스가 최근 99년작 ‘귀너비어’를 인터넷을 통해 재상영중이며 소니픽처스 등 메이저 영화사들도 상반기중 유료 인터넷영화관람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라맥스의 경우 특히 신작을 인터넷으로 개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음반 분야는 영화에 비해 인터넷의 파급효과가 더욱 크고 광범위하다.

 점심시간 도심의 사무실 컴퓨터에서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나 최신 댄스곡이 나오는 모습은 이제 보편화됐다.

 사내방송도 별도의 오디오가 눈에 띄지 않는다. 온라인 음악감상은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이제 누구나 즐기고 있다.

 지상파방송은 물론 인터넷음악방송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악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문업체 이외에 일반 커뮤니티나 인터넷 포털, 검색업체들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부가로 제공할 정도다. 흘러간 가요는 물론 최근 신곡에서 무명의 팝음악까지 마니아는 빠른 검색으로 필요한 곡을 찾아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음반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지난 97년 5000만장에 달했던 음반시장은 최근 3000만장으로 축소됐으며 이는 갈수록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미 냅스터와 국내 소리바다 등 음악 서비스 관련 저작권 문제가 볼거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음악 서비스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즐길 때도 일정한 저작권료를 지불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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