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ome]사이버 레저-맞춤 인터넷 방송시대 온다

 20세기 가정의 중심에는 TV가 있었다. 직장으로 학교로, 가사노동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면 특별한 오락거리가 없는 현대인들은 저녁이 되면 모두 TV 앞에 모여 앉아 영화나 드라마, 뉴스, 스포츠 등을 시청하며 여가를 즐겼다.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하루평균 TV시청 시간은 3시간37분에 달한다.

 하지만 21세기 가정은 TV 수상기로부터 해방된다. TV가 일방적이고 대중적인 매스미디어였다면 앞으로 가정의 문화생활을 주도할 매체는 인터넷과 방송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가 된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가장 먼저 감지되는 나라는 바로 한국. 인터넷방송은 지상파방송이 할 수 없는 다양성과 양방향성을 구현함으로써 가정을 문화의 창조공간으로 거듭나게 한다.

 KBS·MBC·SBS 등 지상파매체는 방송 콘텐츠를 인터넷방송인 크레지오(http://www.crezio.com), iMBC(http://www.imbc.com), SBSi(http://www.sbs.co.kr)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그저 인터넷상에서 프로그램 소개나 줄거리, 주인공의 프로필과 사진 등 부가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 미국이나 일본의 지상파방송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가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시간에 구애됨 없이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인터넷방송국’이 이미 구현하고 있다.

 특히 EBS의 교육용 프로그램은 외국어나 컴퓨터 학습의 패턴을 바꾸고 있다. ‘서바이벌 잉글리시’ ‘컴퓨터는 내 친구’ ‘공인중개사시험’ 등과 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EBS 사이트(http://www.ebs.co.kr)에 동영상으로 올려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볼 수 있도록 해 인터넷 교육방송으로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터넷방송은 기존 매체를 인터넷에 접목시키는 역할은 물론, 그동안 지상파나 케이블방송이 다루지 못한 미개척 영역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가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춤을 배울 수 있다. 탤런트 권오중과 홍석천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뮤즈피아가 운영하는 댄스방송국 ‘댄스포유’(http://www.dance4u.net)와 ‘아이럽힙합’( http://www.ilovehiphop.net)은 힙합에서 재즈댄스·라틴댄스·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춤을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강의하고 있다.

 경마나 경륜을 좋아하는 시청자는 색다른 경주대회를 맛볼 수 있다. 인터넷방송 ‘벅스라이브’( http://www.bugslive.co.kr)는 70∼80년대 학교 앞이나 골목 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물방개 게임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생방송하고 있다.

 광고와 관련한 에피소드나 NG장면만을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인터넷방송도 있다. NGTV( http://www.ngtv.net), CFBEST( http://www.cfbest.com), ad-city( http://www.adcity.co.kr) 등은 CF 촬영현장을 방송하거나 실제 방송 CF에 방영되지 않는 부분을 방송한다.

 과학을 배울 수도 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과학전문 인터넷방송국 ‘사이언스올닷TV’( http://www.Scienceall.TV)는 과학에 관한 정보를 동영상으로 담아 방영하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인터넷방송국들이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가정으로 전송하고 있다. 이제 클릭만 하면 ‘맞춤 인터넷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인터넷방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방송국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청자는 보고 즐긴다’는 방송 패러다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른바 ‘개인 인터넷방송’이 가능하게 돼 시청자가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방송을 보기만 했던 수동적인 입장에서 탈피, 방송을 제작하는 프로듀서로 변신할 수 있다.

 PC용 카메라(일명 웹캠)과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컴퓨터만 있으면 자신의 방을 인터넷방송 스튜디오로 바꿀 수 있다.

 웹씨가 운영하는 인터넷방송 마이웹캠( http://www.mywebcam.co.kr)에 접속해 회원등록을 하고 무료 홈페이지를 부여받은 후 마이웹캠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자신만의 웹캐스팅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렇듯 인터넷방송은 가정의 방송시청 문화를 수동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는데서 벗어나 인터넷으로 자신에게 맞는 인터넷방송국을 찾거나 직접 인터넷방송국을 내집 안에 개국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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