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시대를 맞아 인터넷 정보가전이 가전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정보가전이란 유무선 정보통신망에 연결돼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디지털TV, 인터넷 냉장고, DVD, 디지털 비디오 등의 차세대 디지털 가전제품과 이를 묶어주는 홈네트워크 장비를 일컫는다.
인터넷 정보가전 기술이 본격적으로 실현될 경우 가정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얻을 수 있으며 양방향 통신기술을 적용, 외부에서 가정내 모든 전자제품의 작동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동전화단말기 등으로 원격제어할 수 있는 홈시큐리티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초고속 인터넷과 연결돼 영화·음악·부가정보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단일기기로만 사용돼온 가전제품이 이제는 컴퓨터 못지않은 정보사회의 핵심기기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정보가전이 몰고 올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 정보가전은 일상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산업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
정보통신진흥협회는 한국의 인터넷 정보가전시장이 2005년께 50조원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터넷 정보가전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정보가전단말기 △실시간 운용체계나 DBMS, 홈네트워크 등의 정보가전 소프트웨어 △원격교육·홈쇼핑·홈오토메이션 등 인터넷과 가전이 결합된 서비스 및 콘텐츠 제공업 △ISDN·xDSL·광가입자망 등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홈액세스 네트워크와 같이 다양한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이 수반돼야 한다.
인터넷 정보가전으로 대표되는 신 산업 패러다임의 파급력은 인터넷정보가전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가전업체, 통신사업자, 소프트웨어업체, 네트워크업체, 건설업체, 각종 연구기관 등 회원사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세계 인터넷 정보가전시장은 오는 2005년 36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전과 통신사업에서 상당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통신과 가전, 컴퓨터간 융합을 상징하는 인터넷 정보가전 분야에서 향후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취약분야로 꼽히는 기술표준화, 소프트웨어, 온라인 정보서비스 등 고부가가치기술 분야에서 향후 진일보한 성과를 맺는다면 5년 안에 세계 3대 인터넷 정보가전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은 이미 정보통신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미래 인터넷 정보가전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 안에 세계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세계 5, 6위권에 머물고 있는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이 머지않아 세계 1, 2위로 도약하는 시나리오도 상상할 수 있다.
‘디지털LG’와 ’삼성 디지털’을 모토로 세계 디지털가전 시장공략에 나선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현재 디지털TV와 DVD플레이어 등 초기 디지털 정보가전 분야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 3사는 미래 디지털 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부터 보급형 디지털 컨버전스(convergence:복합·융합) 제품들을 대거 출시하는 등 디지털TV를 선두로 반도체·정보통신·컴퓨터·가전을 결합한 다양한 인터넷 정보가전 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인터넷 냉장고와 인터넷 세탁기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원격제어기술을 채택한 ‘인터넷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번에 개발된 인터넷 에어컨은 기존 홈네트워크 제품의 인터넷 접속기능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정보를 입력하는 ‘원격제어기술’, 에어컨이 작동상태와 고장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자동으로 알려주는 ‘원격 모니터링 및 자가진단’ 기능을 채택해 양방향 통신을 위한 홈네트워크 기술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또 지금까지 출시한 인터넷 정보가전 제품에 이어 인터넷 전자레인지 및 보급형 인터넷 냉장고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02년까지 이같은 인터넷 정보가전 제품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홈네트워크 기술을 실현시켜 디지털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LG전자는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사업분야를 재편, 현재 MP3 복합제품을 비롯해 DVD플레이어와 CDRW를 결합시킨 콤보제품, DVD플레이어에 튜너 및 CD플레이어를 결합시킨 DVD 리시버, 소형 TFT LCD를 부착한 DVD플레이어 등 다양한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의 상품화를 마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디지털체험관인 ‘디지털 어드벤처’를 개관하고 디지털TV·웹비디오폰·IMT2000·DVD홈시어터 등 대표적인 각종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을 통해 미래의 디지털문화를 미리 체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디지털TV와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DVD 등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들을 홈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조정할 수 있는 미래형 주택을 마련, 인터넷 정보가전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래형 주택의 인프라를 구현할 홈네트워킹과 관련, 삼성전자는 가정내 네트워크의 표준으로 자체 개발한 WWW 기반의 IEEE1394 제어 프로토콜인 홈와이드웹(HWW)을 앞세워 VESA홈네트워크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중이며 블루투스, 무선 LAN, 홈네트워킹 인터페이스 시스템 등 미래 홈네트워킹의 핵심기술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을 집중 출시해 오는 2003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15% 이상 끌어올리고 2005년까지 전체 매출액 중 37%에 해당하는 30조원을 디지털 미디어 부문에서 달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CES쇼에 TV와 DVD, MP3, 세트톱박스 등의 주변기기를 모듈로 결합할 수 있는 미래형TV인 ‘모듈러TV’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인터넷은 물론 케이블, 위성방송용 세트톱박스 모듈, 화질향상을 위한 부가화질 모듈 등 인터넷·게임·전자인증·홈서버에 필요한 모듈을 향후 개발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도 미래 인터넷 정보가전의 핵심역할을 할 디지털TV와 PVR 등 첨단제품을 개발 및 상품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정보가전산업이 미래 국가 전략사업으로 부상함에 따라 업계 못지않게 정부도 인터넷 정보가전산업 육성을 위해 ‘인터넷 정보가전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민관공동으로 대대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인터넷 정보가전 육성을 위해 민관공동으로 인터넷 정보가전산업 육성과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오는 2004년까지 총 1조350억원(정부 1350억원, 민간 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발표했다.
정통부는 인터넷 정보가전 기술개발을 위해 △홈네트워킹 기술개발 분야(12개 부문) △홈서버 및 정보단말 분야(14개 부문) △정보가전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8개 부문) 등 34개 과제로 구성된 3대 기술분야에 135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세부적인 기술과제로는 △홈게이트웨이 시스템 기술 △홈 통신설비 기술 △홈PNA △20Mbps급 블루투스 기술 △전력선 통신 개발 △유무선 통합용 홈서비스 단말 △유무선 가정자동화 컨트롤러 △홈서버 플랫폼 △인터넷 정보가전 제어 미들웨어 △인터넷 정보가전 멀티미디어 미들웨어 △가전기기별 확장가능 RTOS △인터넷 정보가전용 내장형 DBMS △입출력 실감이미지 처리 SW 등을 선정했다.
또한 정부는 인터넷 정보가전이 급변하는 향후의 국내외 산업지형에서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장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대 △법제도 정비 △기술개발 및 표준화를 우선 목표로 선정하고 민관 공동으로 산업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인터넷정보가전산업협의회와 인터넷정보가전표준포럼을 중심으로 각종 워크숍과 포럼활동을 진행해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연계한 인터넷 정보가전 기술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져나갈 예정이다.
<김명수기자 kms@etnews.co.kr>
◆인터넷정보가전산업협의회
정부의 인터넷 정보가전산업 육성의지에 따라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인터넷정보가전산업협의회는 인터넷 정보가전의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단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 단체에는 삼성전자 등 12개 가전업체와 한국통신 등 7개 통신사업자, LG정보통신 등 66개 통신제조업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 현대건설 등 3개 건설회사, KBS 등 8개 방송·언론사 등 모두 102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오는 200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가전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향후 5년간 다양한 형태의 정보서비스에 대처할 인터넷 정보가전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협의회 산하 ‘인터넷정보가전표준화포럼’을 통해 홈네트워킹, 정보가전기기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 정보가전 단말·플랫폼, 고속 액세스망, 응용·서비스기술 등의 분야별 표준화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를 위해 민간 위주의 기술개발 컨소시엄을 구성, 기술개발을 전담하도록 하는 한편, 인터넷 정보가전에 맞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2005년 3500억달러의 세계 정보가전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명수기자 km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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