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ome]사이버 레저-e북:걸어 다니는「사이버 書庫」

 

 e홈에서는 책 살 돈을 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볼 수 없다. 필요한 책을 엄마가 직접 한권 한권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주문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아예 전자책(e북) 영어책을 다운로드받아 아이의 단말기로 보내줄 수도 있다.

 e홈에서는 또 책상 옆에서 한 면을 차지하던 육중한 책장이 없다. 단지 컴퓨터 안에 ‘e북 책장’이라는 디렉토리가 있으면 족하다.

 e북과 인터넷서점이 책을 사고 읽는 책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e북은 종이로 인쇄된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는 ‘독서문화’를 컴퓨터로 다운로드받아 LCD 화면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인터넷서점은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는 ‘도서구매문화’를 바꿔 인터넷상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 주문할 수 있는 새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렇듯 어느 문화보다 보수적인 책문화가 서서히 ‘소리없는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 책문화’가 도래하고 있다.

 인터넷서점은 이미 일반에 보편화되고 있다. 가정에 50% 이상 보급된 인터넷 접속환경은 인터넷을 통해 책을 사서 보는 새 도서구매패턴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인터넷서점을 통해 판매되는 도서의 양은 전체 유통시장의 3∼4%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도매상, 중간도매상, 소매상 등 복잡한 유통구조를 일순에 단축시켜버린 인터넷서점은 20∼40%의 할인율을 앞세우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예스24, 인터넷교보, 알라딘, 와우북 등 인터넷서점들은 올 성장률을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300%까지 늘어난 매출목표를 세우는 등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 기대치는 이유가 있다.

 지난 1월 영진닷컴이 네티즌 5093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서점 이용실태에 관한 인터넷 설문조사가 이를 반증한다. 인터넷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무려 77%, 10회 이상 구입한 사람도 21%에 달했다. 특히 한번 인터넷서점을 이용해 본 네티즌이 다시 인터넷서점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런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e홈에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친구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원클릭으로 옆에 창을 띄워 책을 주문한다. 더이상 메모지를 꺼내 책이름을 적어놓고 서점앞을 서성거릴 필요가 없다.

 인터넷서점보다 더디지만 더욱 편리한 책문화를 이끌 e북이 조금씩 우리 생활에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서점으로 주문하고 3일간 기다리기 지루한 사람은 결국 서점으로 뛰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이제 옛말. 다시 인터넷에 접속하자. 인터넷에 들어가면 드림북, 와이즈북, 바로북, 북토피아 등 전자책서점들이 각각 2000에서 6000종까지 e북을 구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e북 뷰어를 다운받고 원하는 책을 클릭하기만하면 바로 내 화면창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물론 가격은 인터넷서점보다 더 싼 종이책의 절반 가격이다.

 e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올해 44%에 가까운 판매성장을 보이고 있는 개인휴대단말기(PDA)와 함께 PDA의 핵심 콘텐츠의 하나로 e북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에따라 음악파일을 담아 듣는 것처럼 e북을 PDA에 저장하고 거리에서 e북을 읽는 것이 20, 30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갈길 바쁜 e북의 초기모습일 뿐이다.

 PDA는 단지 e북을 텍스트 파일 형태로 읽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완성된 책’이라기 보다 말그대로 ‘텍스트 파일’이다. 이를 넘어설 단말기인 ‘e북 전용단말기’가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있다. e북 전용단말기는 높은 해상도와 밑줄 긋기 등 기본적인 종이책의 역할은 물론, 단어 검색, 내용 저장 등 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듬뿍 담겨있다. 올 하반기부터 한국전자북, 엠아이비, 아이멕스 등 e북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단말기를 출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

 수십에서 수백권을 조그만 e북 전용단말기에 담고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혹은 화장실(?)에서 e북을 읽을 수 있다. e북은 향후 무선인터넷시대에 맞춰 어디서나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는 시대로까지 진입할 전망이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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