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세대 이동통신^ 개발 독려 배경

정부가 4세대(4G) 이동통신 개발전략 수립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주된 이유는 시장선점을 위해서다.

 당초 업계 전문가들은 4세대 통신이 일러야 오는 201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통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4세대 도입시기가 이르면 오는 2006년으로 앞당겨질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제1의 이동전화사업자인 NTT도코모가 4세대 이동전화 서비스를 예정보다 4년 앞당겨 오는 2006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세계 통신업계에서는 관련시장 진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3세대 이동통신분야 국제 표준전쟁에서 별 힘을 쓰지 못했던 터라 4세대 이동통신 연구에서는 결코 뒤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술표준의 윤곽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관련분야의 연구가 타국에 비해 빨리 이뤄지면 앞으로 국제표준 제정과정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3세대 사업자 선정 당시에는 기술개발이 지연돼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4세대 기술개발만큼은 정부, 산업, 학계가 협동해 기술개발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4세대 개발을 서두른 배경이다.

 특히 기술개발 과정에서 업체의 이해기반 조정을 위해 정부 주도의 기술개발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3세대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은 동기식의 경우 정부 주도로, 비동기식은 민간 주도로 지난 97년부터 연구개발 추진전략이 수립됐으나 업체의 입장 차이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4세대 이동통신 개발에 나섬에 따라 산학연간의 시너지효과와 중복투자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4세대와 3세대의 차이=4세대는 오는 2010년 약 16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미래 이동통신기술의 핵심으로 IMT2000 시스템에 비해 무려 50배 이상 빠른 전송기술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에릭슨의 연구개발 최고책임자(CTO)인 호칸 에릭슨 부사장은 “4세대는 3세대 네트워크보다 50배 빠르고 3차원 영상을 구현함으로써 휴대폰으로도 마치 올림픽 경기장에 앉아있는 현장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3세대와 4세대는 전송속도 부분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4세대 기술표준화 작업을 위해 결성된 WP8F비전그룹은 4세대 통신의 목표속도를 3세대보다 10배 빠른 20Mbps 이상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통신전문가들은 50배 빠른 100Mbps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세대에서 이같은 속도가 구현되면 큰 용량을 갖은 데이터의 전송 비용이 크게 감소해 이동전화를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구체적 기술표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모든 네트워크 장비와 단말기가 인터넷 기반이 되는 ‘올 아이피(All IP)’가 채택되면 유선과 똑 같은 인터넷 이용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단말기로 위성망,무선랜(LAN), 인터넷망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음성, 영상, 멀티미디어(음성·영상·데이터), 인터넷데이터, 음성메일, 인스턴트메시지 등의 모든 서비스를 이동전화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선진국 개발동향=세계 통신시장은 이미 4세대 이동통신 표준규격 선점경쟁이 시작됐다. 모토로라·노키아·에릭슨·NTT도코모 등 세계적 기업들이 1∼2년 전부터 기술개발에 나섰다.

IMT2000의 태생적 한계와 짧은 서비스 기간을 감안할 때 2007년부터 4G 서비스가 세계 통신시장을 장악할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3G는 동기와 비동기로 나뉘어 명실상부한 국제표준으로 자리잡지 못했고 주파수비용 등 막대한 초기투자에 비해 서비스 기간이 최악의 경우 2∼3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분석기관들도 4세대로 직행한 업체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4G 이동통신기술은 전송속도면에서 국가별로 대비하고 있는 표준이 차이가 난다. 일본의 경우 초당 20∼50Mbps, 영국은 100Mbps를 주장하고 있다. 어느 것이 되더라도 3G의 2Mbps와는 10∼50배 이상의 기술격차가 예상된다.

 미국 모토로라는 지난 99년부터 4G 연구부서를 별도로 설치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최고 100Mbps로 끌어올리는 연구를 하고 있다. 또 프랑스 부이그텔레콤은 3G 입찰을 포기하고 4G 서비스에 곧바로 진입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노키아와 에릭슨 등도 최근 4G 연구팀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3G 서비스에서 앞서 있는 일본 NTT도코모는 아예 2006년 세계 최초로 20Mbps급의 4G 서비스를 실시하겠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르면 오는 2006년 초부터 4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코모는 지난해 12월 4G 무선광대역에 관한 멀티미디어 전송 및 네트워크 응용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컴퓨터업체인 휴렛패커드(HP)와 제휴를 맺고 4G 휴대단말기로 전자상거래 같은 양방향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통신연합(ITU) 등에서도 아직 4G 표준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코모가 5년내 국제 통신사업자들을 제치고 4G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도코모 표준’이 사실상 국제표준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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