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CDMA장비 中 진출 의미

 삼성전자의 중국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 진출 성공은 일차적으로 최근 들어 한계상황에 다다른 국내 CDMA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분석된다.

 CDMA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유럽형이동전화(GSM)와 달리 상용화 역사가 일천하다는 점 때문에 서비스 제공 국가가 미주 지역과 오세아니아 지역 일부에 국한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동남아 지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 이번 CDMA 장비 입찰을 발판으로 본격 서비스에 나선다는 점은 CDMA의 국제화 및 시장 확대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이후 대만이나 동남아 지역 국가들도 CDMA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온 상황이어서 중국의 CDMA 상용서비스 제공은 CDMA가 미주·오세아니아 일변도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중국이나 동남아는 현재 GSM 상용화 국가지만 CDMA가 데이터통신 기술에서 GSM을 크게 앞지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지역에서의 CDMA 성공 가능성은 한층 밝은 것으로 기대된다.

 CDMA의 국제화는 차치하고 중국 시장 자체만 놓고 볼 때도 국내 CDMA산업은 또하나의 가능성을 만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CDMA산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단말기 보조금 중단,국내 이동통신 인구의 포화상태 진입 등에 따라 위축된 내수시장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이에 따라 수출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만 장비공급업체로 선정될지 LG전자도 함께 진출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은 앞으로 매우 희망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차이나유니콤은 이번 시스템 입찰 예산으로 회선당 180달러를 기준 24억달러를 책정해 놨으나 입찰 결과 회선당 평균단가가 100달러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어 2차 입찰도 급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지난주 양승택 정통부 장관의 특사방문을 수행한 노희도 정통부 국제협력관은 “대폭적인 가격인하가 이뤄진 이번 입찰경쟁은 중국 차이나유니콤 측에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남은 예산을 감안할 때 차이나유니콤 측이 2차 입찰을 빨리 진행하거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SM 서비스에 대한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시스템 입찰 이후 전개될 국내 업체의 진출이다.

 사실 차이나유니콤의 시스템 입찰은 전체 투자물량을 감안할 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 CDMA 시장의 개화는 국내 산업 입장에서 볼 때 시스템보다는 단말기 쪽에 비중이 실려 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CDMA기업들의 활동 성과는 시스템보다는 단말기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의 CDMA 시스템 세계 시장점유율은 6.7%에 불과한 반면 37억달러를 수출한 CDMA 단말기 점유율은 53.5%에 달하고 있다.

특히 단말기의 품질 및 디자인 경쟁력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GSM 단말기 시장에서도 ‘Made in Korea’는 정평이 나 있는 제품으로 꼽히는 상태다. 지난해까지 유럽에 수출된 국산 GSM 단말기가 유럽 시장에서 포장도 뜯기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중국으로 공수된 사례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단말기 쪽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시스템과 단말기 외에도 한국과 중국간 CDMA 협력도 다양한 분야에서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희도 정통부 국제협력관은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CDMA를 시작하게 되면 중계기·시공기술·부품·무선인터넷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CDMA산업 전반의 중국 진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노희도 국제협력관은 또 “중국 시장이 열리고 국내 업체가 진출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가 올해 목표로 한 CDMA 100억달러 수출 달성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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