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트랙레코더>(11)대양창투 이상혁 팀장

 광학섬유 제조 벤처기업 세키노스코리아는 지난 96년 매출 3억원, 적자 5억원이었다.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회사다.

 그러나 대양창업투자 이상혁 팀장(39)은 이 회사에 과감한 승부수를 걸었다. 당시 회사 조건보다는 디지털사회로 급변하는 데 핵심이 되는 기술력과 아이템을 갖춘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

 이 회사는 CD롬·DVD픽업·CCD·CMOS 등의 렌즈와 광학필터를 제조하는 회사다. 이 팀장은 지난 96년 7월 이 회사에 7000만원을 투자했으며 10억원의 자금을 융자해 주었다. 이후 지난해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에 속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등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 중요한 키맨 역할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5억원의 매출에 21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으며 오는 30일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팀장의 투자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이 팀장은 지난 87년 국민기술금융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입문했다. 당시 투자팀·국제부·경영지원부를 거치며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의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후 지난 96년 대우창투 투자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99년 대우창투가 대양이엔씨에 인수되면서 대양창투로 이름을 바꾼 후 지금까지 14년째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중이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트랙레코드도 화려하다. 벤트리·이루넷·한빛아이앤비·웰링크 등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회사들이다. 벤트리의 경우 지난 98년 3억원을 투자해 한때 100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또 3억9800만원(투자원가 870원)을 투자했던 이루넷의 경우도 현재 1만3000원대의 주가를 감안할 때 15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0억원을 투자한 한빛아이앤비도 현재가로 10배 이상의 투자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 갤럭시게이트·두원테크 등 올해 등록이 예정돼 있는 기업들도 이 팀장이 발굴한 업체다.

 “처음 국민기술금융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투자를 받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의 90%는 사기꾼(?)이었습니다. 기본적인 기업마인드조차 갖추지 않았던 사람들이죠. 그 시절 수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면서 지금의 투자 마인드와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벤처기업의 동반자로서 꾸준히 자신의 트랙레코드를 만들어온 이 팀장이 앞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회사를 어떻게 되살려 놓을지 주목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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