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비스 국산·토종 시장 경쟁 정착됐다

‘토종이냐, 외산이냐.’

국내 인터넷서비스 시장을 놓고 국산과 토종업체의 샅바 싸움이 한창이다. 포털을 비롯해 e메일·검색·자국어 키워드·인터넷 경매·메신저 서비스 등 인터넷 각 분야에서 다국적업체와 국내 업체가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나라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인 다국적업체가 이미 시장을 평정한 데 반해 국내 시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치열한 경쟁 체제를 형성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성숙 단계에 진입한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과연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종·외산업체, 경쟁 구도=토종과 다국적업체가 가장 크게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포털서비스. 지난 96년 서비스를 시작한 토종업체의 대표주자인 다음과 세계적인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야후·라이코스가 밀고 밀리는 시장 수성과 공략을 벌이고 있다. 가입자 면에서는 2000만명을 확보한 다음이 아직까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1000만명 수준의 야후나 라이코스 역시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다음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음의 강점인 e메일 서비스에 대항해 (주)마이크로소프트가 MSN을 통해 출사표를 던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관심이 높은 자국어 키워드 서비스 역시 넷피아닷컴과 리얼네임즈가 한 판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아직은 선발업체인 넷피아가 키워드 등록업체 9만개를 돌파해 6만개 수준의 후발업체인 리얼네임즈를 따돌리고 있지만 리얼네임즈 역시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최후의 승자를 예측하기는 시기 상조라는 입장이다. 인터넷 경매 분야에서는 올초 e베이가 옥션을 인수한 이후 이에 맞서 국내 경매업체의 간판격인 셀피아와 이쎄일은 전격적인 합병을 단행해 이셀피아를 설립했다. 이밖에 지난해 말부터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 역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한 아메리카온라인(AOL)·MSN 등 다국적업체에 맞서 디지토닷컴·이너베이·다음 등이 가세해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형성했다.

◇최종 승자는=사실 인터넷 시장에서 다국적기업과 토종기업의 경쟁 구도는 이미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터넷 시장은 신기술과 서비스가 앞다퉈 선보이는 탐색기였다. 한마디로 서로를 견제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던 수준이었다. 최근 이 같은 구도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 인터넷 시장이 본격적인 재편기에 진입하면서 올해 메이저와 마이너 그룹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앞두고 이미 주요 업체는 잇따라 마케팅 위주로 조직을 정비하고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본과 브랜드가 앞서 있는 다국적업체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등 토종업체가 다소 밀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토종업체 역시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위해 서비스를 잇따라 업데이트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인터넷 각 분야의 최후 승자를 위한 숨막히는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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