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PDP산업의 경쟁력

기술세계에서 가장 확실한 승패의 관건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다. 같은 가격이면 기술력이 우수한 제품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만약 기술력에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값이 싼 제품을 구매하는 게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구매심리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하려면 기본적으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등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시장석권은 불가능한 일이다.

PDP는 대화면의 TV시장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제품으로 시장전망이 밝다고 한다. 올해 유럽을 중심으로 70만대의 수요발생을 시작으로 2002년 200만대. 2005년에는 500만대로 해마다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부도 이 분야 시장이 해마다 40%씩 증가해 2005년이면 규모가 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한국과 일본·대만 등이 이 시장을 겨냥해 PDP 개발 및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PDP분야에서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제품생산능력과 기술력·마케팅력에서 열세인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이미 제품 양산에 돌입했고 올해 말까지 월 생산량을 8만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체제에 들어갈 한국보다 한발 앞선 상태다. 이제까지 주문생산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업체들은 업체별로 월 1000∼2000대 생산수준에서 본격적인 양산단계를 거쳐 올해말 월 1만∼1만5000대로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의 연 생산량은 올해말이면 4만대 수준으로 늘어난다. 생산량을 놓고 봐도 한국은 일본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금은 일본이 PDP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고 한국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업체들의 가장 큰 취약점은 일본업체에 비해 부품과 소재·장비 등의 기술력이 열세라는 점이다. 특히 우리는 소재의 국산화가 전무하다시피한 상태여서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제품의 품질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도 부품이나 소재·장비 등의 수입의존율이 높다면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실제 일본업체들은 오랫동안 PDP 기술개발에 주력해온데다 소재와 부품·장비 국산화가 활발해 한국업체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높다고 한다. 만약 이같은 초기시장 선점의 약점을 우리가 서둘러 보완 또는 개선하지 못하면 PDP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없다.

우선 정부와 관련업체는 소재와 부품·장비 국산화 등에 주력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수율도 일본업체보다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지금 일본업체의 수율은 80%를 웃돌고 있지만 우리는 연말이나 돼야 이 정도로 높일 수 하다고 하니 분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 공동으로 기초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와 고효율화 및 저가격화를 위한 신공정 연구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고 PDP의 국제표준화에 국내 업체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표준화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의 PDP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해 국내 업체의 기술 취약점을 보완하고 미국이나 유럽과의 국제협력사업도 적극 추진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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