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전자신문 공동>게임강국으로 가는길(6)가정용 콘솔 고도화 시급

사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왼쪽),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비디오콘솔게임은 향후 몇년간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출시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닌텐도의 ‘게임큐브’가 새로 가세하고 있어 어느 분야보다도 역동적이다.

특히 MS는 지난 도쿄 게임쇼를 시작으로 약 5억달러의 마케팅비용을 투자해 일본 소니의 아성을 깨뜨리기 위한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닌텐도도 소니의 PS2에 뺏겼던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글로벌마게팅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비디오콘솔게임시장은 황금기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비디오게임시장은 아직까지도 걸음마수준이다. 그동안 정식수입절차를 밟지 않은 밀수품 게임기와 불법복제된 소프트웨어가 판을 치는 전형적인 ‘그레이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은 물론 해외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국내 비디오콘솔게임시장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그레이마켓 중심으로 형성된 내수시장을 제대로 된 시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만연한 불법복제를 뿌리뽑아 국내외 업체들이 가정용 콘솔게임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부가 지난번 3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단행하면서 국내산업보호를 이유로 개방을 미뤘던 가정용 게임 타이틀에 대한 완전한 개방이 선행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문화부·정통부·산자부 등 게임 관련 정부 부처의 가정용 게임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국내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가정용 게임의 하드웨어사업은 포기하더라도 타이틀분야에 대한 사업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게임업체들도 시장상황이 바뀐 만큼 비디오게임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사실 그동안 일본업체들의 기술이전에 대한 폐쇄정책때문에 국내업체들의 타이틀 시장 진출도 번번이 무산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개방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X박스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MS가 X박스용 게임 타이틀 개발업체를 적극 물색하고 있고 이에 맞서 일본업체들도 폐쇄정책의 문턱을 조금씩 낮추고 있어 국내업체는 시장진출의 호기를 맞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업체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월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가 국내업체로는 처음 X박스용 게임 타이틀 개발자(디벨로퍼) 라이선스(서드파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엔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이 X박스용 배급사(퍼블리셔)와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소프트맥스·재미시스템·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게임업체들이 X박스용 서드파티 계약을 맺기 위해 MS와 다각적인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PC게임 배급사인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대표 진가인)는 일본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사와 PS2용 타이틀 개발을 위한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하고 연말께 작품 출시를 위해 개발중이다. 또한 타프시스템(대표 정재영)·조이캐스트(대표 김형균)·디지털에라트(대표 안재형) 등 중소 게임개발업체들도 비디오콘솔시장에 우회진출했다.

업계에선 비디오콘솔게임 한 작품을 배급할 경우 최소 5만개 정도를 전세계에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국내업체의 서드파티 계약이 활기를 띠면 그동안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에서 벌어들인 외화못지 않게 비디오게임에서도 상당한 수출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수출은 기존 PC·온라인·아케이드 게임 가운데 경쟁력있는 작품을 컨버전할 경우 상당히 침체해 있는 국내 게임시장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오조라는 국내에서 이미 PC용으로 출시된 타이틀을 PS2용으로 컨버전해 첫번째 타이틀로 내놓을 생각이며 현재 한국내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제휴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도 국내 게임 개발사와 ‘X박스 컨소시엄’의 구성을 추진중이다.

아케이드·PC·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국내업체들이 쌓아온 개발력을 응집해 세계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내업체들간의 다각적인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