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국제표준화

필자:장훈 새롬기술 연구소장

87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89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사, 93년 미국 텍사스대 전자·컴퓨터공학 박사, 93년 모토로라 AMCU센터 근무, 94년∼현재 숭실대 정보과학대 컴퓨터학부 교수, 2000년∼현재 새롬기술 연구소장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이 지난해 12월 이뤄진 후 불과 몇달도 지나지 않아 최근에는 IMT2000 서비스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그와 함께 3세대(G:Generation) 서비스 이전에 2.5G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사업자들의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외국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어 지난 3월 독일에서 열린 세빗2001 전시회에서는 유럽형이동전화(GSM) 이후의 2.5G라 불리는 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가 각광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본격적인 3G 서비스를 준비해온 솔루션업체와 단말기 생산업체, 콘텐츠 제공업자들에 큰 혼란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3G 서비스와 관련한 여러 국제기술단체에서는 이러한 우여곡절과는 상관없이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IMT2000 비동기식 표준화 단체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http://www.3gpp.org)를 비롯해 IMT2000 동기식 표준화 단체인 3GPP2 (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http://www.3gpp2.org),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기술의 업체표준을 위한 WMF(Wireless Multimedia Forum http://www.wmmforum.com) 등이 있다.

우선 WMF는 지난해 중반 NTT도코모·패킷비디오·스프린트PCS·마쓰시타 등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관련 망사업자, 단말기업체, 칩업체, 콘텐츠사업자 등 전세계 27개 업체가 발기해 만든 단체다. 현재 60여개가 넘는 업체가 참여해 활동중이며 국내업체로는 발기업체 중 하나인 삼성전자와 새롬기술·SK텔레콤·LG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WMF에서 고려하고 있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스트리밍 멀티미디어 서비스(라이브형·주문형 포함) △멀티 다운로딩 서비스 △멀티 업로딩 서비스 △비디오메일 등의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 △무선 비디오 원격감시 서비스 △영상전화·영상회의 등 실시간 통신 서비스 △대화형 멀티미디어 게임 등 7가지다.

지난 1월 WMF는 첫번째 기술규격인 RTFD(Recommended Technical Framework Draft) 버전 1.0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7개의 서비스 중 스트리밍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기술만 1차로 포함했다. 물론 향후 버전에는 나머지 서비스를 위한 기술규격을 차례로 포함시킬 것이지만,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중에서 스트리밍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T2000 비동기식 표준화단체인 3GPP에서는 산하 그룹인 TSG-SA(Technical Specification Group-Services and System Aspects)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 표준화작업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99년 말 발표된 표준인 릴리스99에서 서킷스위치(circuit-switched) 영상전화규격을 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패킷스위치(packet-switched)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규격 및 패킷스위치 영상전화 서비스 규격을 제정했다.

멀티미디어 데이터가 패킷단위로 작게 쪼개져 전달되는 패킷스위치 서비스는 이동통신망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로 인한 지연(delay) 등의 단점을 불가피하게 동반한다. 이러한 이유로 저지연(low delay)의 요구사항이 있는 실시간 통화에서는 서킷스위치 방식이 유리한 반면, 그러한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패킷스위치 방식이 현재 기술수준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음달이면 3G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되는 일본 NTT도코모는 서킷스위치 영상전화규격을 이용해 자사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나머지 IMT2000 동기식 표준화단체인 3GPP2에서도 패킷스위치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표준화작업 및 패킷스위치 영상전화 표준화작업을 진행중이지만, 상대적으로 타 단체에 비해 관심이 적은 상황이다. 3GPP나 3GPP2의 규격은 단말기 규격만을 명시하는 반면, WMF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규격은 단말기 규격은 물론 콘텐츠 제작이나 스트리밍 서버에 대한 규격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 멀티미디어 서비스 규격의 세부적인 기술동향을 살펴보자.

우선 비디오 압축기술은 크게 H.263(Annex I, J, K, T를 포함하는 확장안 포함)과 MPEG4 심플 프로파일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99년의 3GPP 영상통신 규격안에는 H.263 확장안이 필수(mandatory), MPEG4가 선택(optional)으로 포함되어 H.263이 우세를 점했지만 최근에 정해진 3GPP의 스트리밍 규격에는 H.263 베이스라인(Annex들이 포함되지 않은 방식)이 필수, H.263 확장안과 MPEG4 심플 프로파일이 선택으로 포함됐다.

언뜻 H.263의 우세승으로 보이지만, MPEG4 심플 프로파일이 H.263 베이스라인을 포함하기 때문에 많은 관련업체들은 MPEG4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판단되며, MPEG4가 H.263보다 우세한 분위기가 됐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3GPP를 제외한 WMF·3GPP2에서는 MPEG4 심플 프로파일이 공식 채택되고 있다.

또 오디오 압축기술의 경우 GSM의 음성압축기술인 AMR(Adaptive Multi Rate) 기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대역폭을 요구하는 오디오 압축기술을 사용하기 어렵고, 5∼8Kbps의 압축방식인 G.723.1, G.729의 음성압축기술에 비해 AMR는 12.2Kbps까지 지원이 가능하므로 타 음성압축기술에 비해 높은 음질의 오디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문형오디오(AOD) 서비스와 같이 비디오 신호가 없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오디오 압축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가장 압축률이 높다고 알려진 AAC(Advanced Audio Coding)의 채택이 유리한 상황이고, 현재 인터넷을 통해 폭넓게 보급된 MP3(MPEG1 Audio Layer3)도 대중성에 힘입어 부분적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규격은 현재까지 스트리밍 서버에 저장된 영화 예고편과 뉴스 꼭지, 뮤직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단말기에서 볼 수 있도록 각종 필요기술들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단순히 오디오-비디오 신호를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단말기에서 즐기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이러한 단순한 오디오-비디오 신호에 더해, 부가적으로 텍스트와 그래픽 등이 혼합된 리치미디어(rich media)가 될 것이다.

현재 3GPP·WMF 등에서는 이러한 리치미디어 전송을 위한 규격을 논의중이다. 리치미디어를 즐길 수 있으려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데, 현시점에서는 W3C(World Wide Web Consortium http://www.w3c.org)의 SMIL(Synchronized Multimedia Integration Language) 기술과 MPEG4 시스템 규격 중 일부인 BIFS(Binary Format for Scene Description) 기술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SMIL은 텍스트 기반으로 각종 정보의 동기화를 기술하고 있어서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과, SMIL 이름에도 나와있듯이 각종 정보들의 동기화가 용이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BIFS는 화면 구성정보가 코드로 되어 있어서 모바일과 같은 낮은 대역폭의 네트워크에서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고, 사용자에게 대화형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양 기술 사이의 기술적 우열을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기술적인 이슈들로는, 사용자들이 망 상태에 즉흥적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신축형(scalable) 비디오 기술의 향방, 오디오-비디오 정보의 패킷화에 이은 리치미디어 정보의 패킷화 기술, 기존 인터넷 정보를 무선망에 적합하게 전달하는 트랜스코딩(transcoding) 기술 등을 꼽을 수 있다.

3GPP·3GPP2·WMF 이외에 3G 서비스와 관련된 국제표준화단체로는 IETF(Internet Engineering Tack Force http://www.ietf.org),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 http://www.cselt.it/mpeg/), ISMA(Internet Streaming Media Alliance http://www.isma.tv)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유선 인터넷상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명사격인 리얼플레이어의 리얼네트웍스와 윈도미디어플레이어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 역시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IMT2000 비동기·동기식 사업자 선정과 서비스 연기론 등으로 인해 혼미한 국내 상황에 비해, 국제단체에서는 차근차근 관련규격을 정하고 호환성 테스트를 통해 신뢰성 높은 솔루션의 확보를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또 관련기업들도 자사 기술을 표준화함으로써 수익확보는 물론 파워 우위를 점하려는 경주에 앞을 다투는 상황이다.

국내 관련업체들도 국제 단체의 움직임을 그저 주시만 하거나 외국업체의 기술수입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속의 이동통신망이 구축된 환경적인 장점을 적극 활용해 국내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 표준화단체의 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산기술의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채택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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