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유럽연합·중국 등이 정보기술(IT)의 다음 기술로 떠오른 나노기술(NT)을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0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올들어 나노기술의 개발에 대한 정부 예산을 대폭 늘려 잡고 기초기술에서부터 응용기술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기술개발 전략을 마련중이다.
특히 일본에 뒤처져 있던 미국이 그동안 집중했던 IT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는 대신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가과학재단(NSF)은 나노기술 관련 예산을 지난해 1억5000만달러에서 올해 1억7400만달러로 대폭 증액(16%)시켰다. 이는 NSF의 전체 예산(44억7000만달러) 증가율 1.6%와 IT분야 예산(2억7300만달러)의 증가율 5%에 비하면 매우 높은 것으로 앞으로 나노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본도 주요 국립대학과 국책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나노기술 관련 연구소를 잇달아 설립하고 있다. 오사카대가 이달 ‘산업과학나노테크놀로지센터’를 세워 재료·바이오 등 10개 연구 부문에 걸쳐 응용 기술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도쿄대도 연내 나노관련 신소재를 연구하는 ‘나노머티리얼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도쿄공업대는 내년 봄 ‘양자(量子)나노테크일렉트로닉센터’을 설립하고 슈퍼컴퓨터로도 1년 이상 걸리는 계산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양자계산기용 소자 등의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도호쿠대는 샤프 등 9개 민간기업과 협력해 나노테크를 반도체 제조에 응용하는 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각료회의를 갖고 나노테크를 바이오연구 등과 함께 전략기술로 규정하고 연구비를 중점 투입하는 차기과학기술기본계획을 확정했다.
독일은 지난 98년부터 나노기술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6개의 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연간 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은 ‘나노미터 과학 고양(高揚)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10년짜리 나노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중이다.
한국 역시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센터 건립, 예산 확충 등 나노기술의 저변 확대에 나섰다. 산자부는 전국적으로 ‘나노기술 산업화센터’ 3∼5개를 설립키로 했으며 과기부는 10년간 매년 154억원을 투입해 기존 반도체 저장용량의 1000배에 이르는 테라급 반도체 소자 개발과 올해 52억원을 들여 초미세 표면과학 연구센터 등 4개 우수연구센터를 통해 연구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과기부는 나노기술의 개발 분야와 인력양성 목표, 추진 계획 등을 담은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오는 7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하고 민·관 합동의 나노기술발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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