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최악의 해 전망

반도체 기업들에는 올해가 악몽의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각) 마감된 필라델피아반도체칩지수가 2.5%(12.31포인트) 하락한 475.22에 이르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식이 연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주가는 1.8% 하락해 9일 98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컴퓨터용 칩분야의 2인자인 AMD의 주가도 1.75% 하락한 19.70달러로 동반 하락했다. 또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사이프레스세미컨덕터와 이동전화용 칩 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도 각각 2.3%와 2.6% 하락한 15.40달러와 27.51달러에 머물렀다. 이밖에 노벨러스시스템과 KLA-텐코는 각각 36달러(3.4% 하락)와 34.01달러(5.5% 하락)를 기록했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의 경우 지난 1·4분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6% 줄어든 1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먼브러더스리서치는 ‘2·4분기 전망-반도체 산업 최악의 해 2001’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분야의 매출이 연간 18~28%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지난 85년의 17% 하락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이 보고서는 “PC분야를 제외하고 네트워킹과 무선 분야 등에서 재고 수준이 크게 늘어났으며 앞으로 더욱 많은 재고가 발생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지나려면 6~9개월이 지나야하며 기업들의 수익 증가는 2002년 중반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먼의 보고서는 인텔의 올해 주당 수익을 70센트에서 65센트로 정정한 것을 비롯해 사이프레스와 TI의 수익 예상치도 하향 조정했다. 또 인텔이 자본비용을 75억달러에서 65억달러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먼의 보고서는 월스트리트의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이 최근 인텔의 1·4분기와 연간 주당 수익을 각각 15센트와 66센트로 평가한 것과 일치되는 견해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분석가인 조너선 요셉도 인텔의 연간수익 예상치를 268억달러에서 264억달러로 하향 전망한 바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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