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벤처기업 가치평가 기준으로 부각

신용평가등급이 그동안 기술 및 사업성 평가에만 의존하던 벤처기업들의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벤처기업 프라이머리CBO 발행을 위해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발행기준의 중요한 잣대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 등급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용 등급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벤처기업들이 신용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벤처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던 벤처기업들이 공신력을 갖춘 제3자에 의한 평가 기회를 갖게됨에 따라 그동안 평가주체별로 들쭉날쭉하던 벤처기업들이 비교적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벤처기업 프라이머리CBO 발행 1차 주간사인 동양종금의 경우 현재 2000여개 신청업체 중 1차적으로 기준 여건을 갖춘 600개 업체를 신용평가기관에 평가의뢰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중 200여개 업체가 신용평가 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400여개 업체는 최종적으로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금 관계자는 평가등급이 CCC 이상 돼야만 벤처프라이머리CBO 발행 대상으로서의 자격을 줄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B- 이상 돼야 안정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CCC등급을 받은 벤처기업들의 경우 기술신보 기술평가센터의 기술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지만 B- 이상인 벤처기업의 경우는 기술평가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발행 보증기관인 기술신보가 신용등급의 차이에 따라 BBB- 이상(300억원), B 이상(200억원), CCC 이상(100억원)으로 구분, 개별 기업들의 발행한도를 정해

놓고 있어 신용 등급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대상업체 신청을 받고 있는 대신증권이나 5월에 업체를 모집할 예정인 대우증권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또 기술신보는 하반기에도 대규모 벤처프라이머리CBO 발행 계획을 갖고 있어 벤처프라이머리CBO 발행을 계기로 2000여개에 달하는 벤처기업들이 신용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에 지원을 받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도 신용평가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측은 “이번 평가를 위해 벤처기업에 가장 적합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재 200개 가량의 업체에 대한 신용평가가 진행중이며 앞으로 2차, 3차로 이어지면서 신용평가를 받게될 벤처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신용평가를 받은 한국멀티넷의 정연규 경영지원팀장은 “신용평가 한 등급차이에 따라 벤처프라이머리CBO 발행 여부가 결정나면서 벤처기업들도 신용평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신용등급이 벤처기업들의 기업가치 산정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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