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음주문화가 바뀌고 있다.
‘대학생활’하면 술이 제일 먼저 떠오를 정도로 대학생들은 무엇을 하든 항상 술과 가까이 있다.
특히 요즘같이 새내기 맞이가 한창일 때는 과 차원이나 동아리 차원에서 여러 모임들이 빈번하다. 오리엔테이션·개강총회·MT·체육대회·뒤풀이 등 모든 행사는 술자리로 이어지곤 한다.
또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그것을 핑계로 마련되는 것 또한 술자리다. 이렇게 잦은 술자리와 폭주에 시달리다보니 학기 초에 지나친 음주로 인한 대학생들의 사망소식이 들리곤 했다.
이런 부작용속에서 최근 대학생들의 음주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 부경대 총학생회는 신학기를 맞아 ‘술은 장난이 아닙니다’라는 플래카드를 학교 곳곳에 걸어놓고 잘못된 술문화를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 부경대 총학생회는 신학기뿐만 아니라 앞으로 축제·MT·체육대회 기간에도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한다.
부경대뿐만 아니라 전국의 각 대학 총학생회도 음주문화의 폐해에 대해 심각성을 깨닫고 대학생들의 음주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런 각 대학 총학생회의 노력으로 대학생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부경대의 경우 학교 공터에 나뒹굴던 막걸리 병이나 술을 마시기 위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던 학생들의 모습이 많이 줄었다. 게다가 술을 접하는 학생들의 ‘마시고 죽자(?)’라는 식의 무책임한 생각도 많이 사라졌다.
부경대 경영학부 조성양씨(01학번)는 “술은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만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량을 넘게 마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면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울 것”이라며 “고등학생 신분에서 벗어난 것이 술을 마실 수 있는 특권을 얻은 것 밖에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올바른 음주문화에 대한 주장을 펼친다.
서강대 독문학과 최윤선씨(99학번)도 “부어라 마셔라 하는 식의 구시대적인 술자리 모임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강요된 술자리는 오히려 화합을 해치는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다”며 ‘화합’이라는 술자리의 본래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김아람씨(98학번)는 “평소 아무리 서먹서먹했더라도 한번 술자리 모임을 갖고 나면 빨리 친해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좋은 점이 있지만 너무 잦으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너무 잦은 술자리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술자리를 통해 인간관계를 넓히고 좀 더 깊이 사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술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원하지 않는 술자리에 강제로 이끌려 인간관계를 위한 술이 아니라 술을 위한 인간관계를 갖게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전 세대 새내기들은 ‘누가 누가 술자리에서 오래 버티나’를 자랑했다면 앞으로는 술을 마시고 난 뒤에도 얼마나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느냐로 바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명예기자=김군성,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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