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B2B 활성화 노력 필요

바야흐로 컴퓨터가 집안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시대다. TV 없는 자취방은 있어도 컴퓨터 없는 자취방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컴퓨터는 개인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었고 기업에서도 결재서류를 대신하는 중요한 업무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컴퓨터의 많은 기능 가운데서도 인터넷은 가히 인간생활에 혁명을 불러왔다고 할 만하다.

특히 전자상거래는 기존의 상거래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 가운데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는 21세기 정보사회를 이끌 주요한 수단으로 부상했고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이미 이를 도입해 유통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B2B는 현재 다단계로 이루어지는 유통단계를 현저히 줄임으로써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돌려준다. 뿐만 아니라 물량면에서도 다량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매가격이 훨씬 낮아지게 되며 이 역시 거래 당사자에게 돌아간다.

포항제철은 지난해 B2B 사이트를 개설한 뒤 구매고객수가 300곳에서 1300곳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제반 비용과 담당 직원수는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도 판매한 제품에 대한 서비스의 70% 이상이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며 이로써 60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을 절감했다고 한다.

B2B 거래는 사람이 만나지 않고 판매·구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업측에서는 비용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 협상과정에서 가격을 많이 낮추게 되는 까닭이다. 또 B2B 거래는 일반 소비자에게 공동구매를 찾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우리 기업도 B2B 거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활성화하지 못한 상태다. 국내 기업의 B2B 거래규모가 1999년 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전체 B2B 거래의 2%에 머무르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처럼 유익한 제도가 우리 기업 사회에서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매우 씁쓸하다. 흔히 관행이라고 하는 무자료거래가 뿌리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란다. 온라인으로 거래하게 되면 자료가 남게 되고 그만큼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꺼린다는 것이다. 얼마전 대기업의 분식회계가 사회·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는 뒷걸음질치면서 입으로만 글로벌 경영을 외쳐온 형상이다.

많은 기업이 무자료로 상품을 거래하면서 선진기술대국으로의 편입을 시도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B2B가 생존 필수전략으로 자리잡았다. B2B를 활성화하기 위해 우리 기업도 더 늦기 전에 거래풍토와 기업문화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허상환 경남 울산시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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