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벤처기업(635)

새로운 모험<35>

“유세를 도와주십시오. 그것만이 절실합니다.”

“돈은 필요하지 않습니까?”

돈 얘기가 나오자 그는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점을 봐주면서 복채를 챙기지 않았다면 돈이 없을 것이 아닙니까? 선거를 치르려면 필요할 것이 아닙니까?”

“당에서 도와주는 것입니까?”

“개인 입장에서 도와드릴까 합니다.”

“개인 입장이라면 받지 않겠습니다. 사양합니다.”

나는 돈 이야기를 꺼내고 처음으로 사양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어느 후보자도 이렇게 거부한 일은 없었다. 이 점쟁이에게 돈이 충분한가. 아니면, 자존심 때문에 거절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돈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까?”

“돈은 없지만, 부정한 선거자금을 먹었다가 나중에 곤욕을 치르고 싶지 않습니다.”

“내 돈은 부정한 자금이 아닙니다. 비자금을 챙긴 것도 아니고, 주식을 판 돈이니, 공개된 자금입니다. 그 공개된 자금을 윤 교수님에게 빌려드린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갚을 능력도 없습니다.”

“갚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 돈이 충분합니까? 그렇다면 굳이 자금 지원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돈이 충분해서 거절하는 것이 아니고….” 그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말을 이었다. “최 위원장께서는 지금 이렇게 자금지원을 하는 일로 후에 곤욕을 치릅니다. 청문회에 설 입장이 될 것입니다.”

“내 운세에 그렇게 나옵니까?”

“그렇습니다.”

“청문회에 서도 나는 할 일을 할 것입니다.”

“내가 부적을 써드릴테니 그것을 몸에 지니고 다니십시오. 나쁜 운세를 피하는 길입니다.”

“부적? 나는 그런 것을 믿지 않습니다.”

“믿든 믿지 않든 운세는 오는 법입니다. 그건 그런데, 나에게 자금을 얼마나 주실 수 있습니까?”

그는 눈을 빛내면서 나의 표정을 살폈다. 역시 돈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다만, 훗날 문제가 불거져서 불이익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에 사양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