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서비스 전송규약 표준은 에릭슨과 노키아 등 유럽계 기업이 이끌고 있는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포럼의 WAP방식과 마이크로소프트의 ME(Mobile Explorer), 그리고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성공적인 모델로 널리 알려진 NTT도코모 「i모드」 서비스의 독자표준 「C-HTML」 등으로 구분된다.
무선인터넷 전송규약 및 기술표준 전쟁은 지금까지 무선환경에 최적화된 WAP과 기존 유선인터넷 환경을 연장한 ME가 단일표준 쟁취를 놓고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C-HTML」의 가세로 표준문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WAP과 ME 양진영의 주도권 다툼 차원을 넘어 서로의 표준을 지원하는 추세로 바뀌었고 나아가서는 제3, 제4의 새로운 규약을 채택하기로 하는 등 무선기술표준 논쟁이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새 규격 채택 움직임=WAP포럼을 이끌어왔던 에릭슨·노키아·모토로라 등 세계 통신거물들이 최근 WAP이 아닌 언어인 「XHTML(eXtensible Hypertext Markup Language)」을 채택하기로 했다. 모토로라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올해 안에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가 XHTML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IMT2000 서비스에 대비해 인터넷 접속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WAP 방식은 무선인터넷 서비스업체와 단말기가 모두 WAP을 지원하는 경우 WAP으로 개발된 사이트에만 접속할 수 있어 mHTML 등 타 언어로 작성된 웹페이지에 이동전화로 접속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솔루션을 이용해 컨버팅 작업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반면 XHTML 방식은 WAP 전용 페이지는 물론 기존 웹페이지의 콘텐츠를 별도작업 없이 이용할 수 있어 기존 인터넷 사이트의 풍부한 콘텐츠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돼온 콘텐츠 부족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AP 진영의 움직임=WAP포럼이 규격을 결정하는 WAP은 무선환경에 맞게 개발한 새로운 프로토콜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낮은 무선환경에 최적화해 텍스트 송수신을 기본으로 했지만 유선인터넷 데이터와의 호환을 위해서는 별도의 게이트웨이 장비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세계 95개국 139개 이동통신사업자가 서비스를 진행중이며 1만여개 WAP 사이트가 운용중일 정도로 사실상의 무선인터넷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신세기통신·LG텔레콤이 각각 버전은 다르지만 WAP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WAP포럼은 지난 1997년 노키아·에릭슨·폰닷컴(현 오픈웨이브)·모토로라 등 4개사를 중심으로 창립됐다. 여기에 유럽 중심의 이통사업자와 인터넷서비스공급(ISP)업체들이 하나둘 가세해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회원으로 참여하는 등 현재 600여개 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WAP포럼 회원으로 등록, 활동중이며 「한국WAP포럼」도 공식 발족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WAP포럼에 따르면 WAP 프로토콜은 현재 2.0 버전을 개발중이며 이 버전에서는 컬러그래픽, 애니메이션,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 위치정보 서비스, 미디어 스트리밍, 데이터 동기화, 멀티미디어 메시징 시스템 플랫폼 등 한단계 진보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프레임워크가 정의돼 있다.
◇ME 진영의 움직임=마이크로소프트가 무선인터넷 서비스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해 야심적으로 내놓은 ME(Mobile Explorer)는 기존 유선 웹페이지 작성규약인 HTML을 기반으로 구동돼 기존 웹페이지를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유선인터넷 분야에서 확보한 기득권을 십분 활용, HTML 및 HTTP 포맷을 그대로 이용하도록 만들었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양진영의 기술적 차이보다는 유럽중심으로 전개돼온 초기 무선인터넷시장에서 미국,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감이라는 문화적 이슈가 작용했으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모를리 없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급기야 최근 ME3.0 버전에서 WAP을 지원하기로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결국 독자 플랫폼보다는 상호 연동을 통한 공조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NTT도코모의 C-HTML=무선 플랫폼의 독자표준으로 NTT도코모의 i모드를 빼놓을 수 없다. 무선인터넷의 성공 가능성을 전세계에 보여준 i모드는 WAP이나 ME대신 C-HTML(Compact HTML)이라는 독자표준을 선택하고 있다. C-HTML은 HTML/HTTP 방식을 채택하고 HTML4.0의 일부 기능을 수정해 만든 언어다. TCP/IP대신 독자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무선단말기 부담을 최소화했으며 9.6Kbps를 기본 속도로 한다. 패킷 방식을 사용해 인터넷 접속 대기시간 등 메뉴 이동시간 등에도 요금을 부과하는 서킷 방식과 달리 이용한 데이터 만큼만 과금해 이용료를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i모드도 언제까지나 독자표준만을 고수할 수만은 없는 듯하다. NTT도코모역시 WAP포럼에 가입했으며 에릭슨과 공동으로 WAP2.0 스펙을 WAP포럼에 공동 제안하는 등 타 진영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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