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적자생존의 무한경쟁 시장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시장은 대기업에서부터 소규모 기업까지 너도나도 뛰어들어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가장 기초적인 서비스인 벨소리 및 캐릭터 다운로드에서 모바일게임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무선인터넷 관련업체만도 줄잡아 500개는 넘으리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준비중인 업체의 난립과 함께 관련 업체끼리 협회 및 협의체를 만들어 세력을 결집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에어아이의 성규영 사장을 중심으로 한 무선인터넷협회(키위)가 발족, 사단법인으로까지 확대된 데 이어 무선인터넷포럼, 무선인터넷서비스협의회 등 관련단체도 하나둘 숫자를 더해 이제는 6∼7개나 된다.







이들 단체들의 설립 취지는 무선인터넷 업계를 대변하고 기술 및 정보공유와 공동마케팅 전개, 해외시장 공동진출 등으로 대개 비슷하다. 하지만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인 단체는 아직까지 1∼2개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소규모 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자연히 관련업체에 인수합병되는 경우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 업체의 경우 어려운 기술개발이 필요치 않아 가장 접근하기 쉬운 분야로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수많은 업체가 하나의 시장을 놓고 다투다 보니 자연히 도태되는 업체도 생기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인수합병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네플과 모바일웰컴은 관계사끼리 합병하는 경우며 휴대폰결제 서비스 업체인 인포허브는 벨소리 다운로드 및 무선 콘텐츠 개발업체를 각각 인수합병했다.




서비스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한단계 높아졌다. 벨소리 다운로드 등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대상으로 한 초보적인 수준의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던 지난해와는 달리 티켓예매, 무선광고, 휴대폰결제, 모바일IDC 등 무선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 시장에 진입했으며 cdma2000 1x(IS95C) 시대를 대비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본격 개시를 앞두고 있다.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개시에 앞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서비스를 보다 다이내믹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자바 기반 플랫폼 개발도 붐을 이뤘으며 이에 대응할 만한 국내외 솔루션도 속속 선을 보였다.




무선인터넷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대표적인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바로 휴대폰결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상에서 한달 사용 총액 기준으로 약 2∼3만원 가량의 소액 콘텐츠를 구입한 경우 지불수단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휴대폰 요금청구서에 통합 과금하는 형태의 결제 서비스이다. 무선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폰 자체를 지불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인 본격적인 m커머스에 앞서 결제 서비스에 휴대폰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후 매월 거래금액 기준 100% 이상 크게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올해 시장규모가 1000억원대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텔레디트」 서비스를 시작한 다날(대표 박성찬 http://www.danal.co.kr)과 「와우코인」 서비스를 제공중인 인포허브 등은 12월 중순 하루 결제금액 4500만원선을 기록하다 최근 들어서는 1억5000만원까지 늘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언스와 엠차지 등도 매월 거래금액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타 결제시스템과의 제휴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무선인터넷의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높인 서비스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무선망을 이용한 티켓예매. 이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영화나 공연등 각종 티켓을 예약하고 예매까지 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예스티켓, 리얼티켓, 와우티켓, OK티켓, 티켓세상 등 다양한 서비스가 진행중이며 주로 영화나 연극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티켓예매 이용률이 높다.




무선인터넷에서 또 하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가 바로 자바 플랫폼 부분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자바 기반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다이내믹한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바버추얼머신과 유사한 기능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자바버추얼머신은 PDA나 휴대폰 등 메모리 용량이 적은 무선기기에 맞게 자바로 설계된 플랫폼으로 이를 휴대폰에 탑재할 경우 단순한 텍스트 기반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WAP과 달리 다이내믹한 그래픽을 활용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 WAP이 소량의 데이터 송수신에 그치는 데 비해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실행파일을 서버로부터 다운로드한 다음 메모리에 저장, 이동통신망과의 연결없이도 게임 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어 데이터 통신요금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같은 자바 플랫폼은 XCE·아로마소프트 등이 개발했으며 신지소프트·모빌탑 등이 자바 기반은 아니지만 유사한 기능을 하는 솔루션을 각각 선보였다. 여기에 최근 무선인터넷 솔루션 시장장악에 대한 야심을 갖고 있는 퀄컴이 플랫폼 「브루」를 내놨다. 이들 업체들이 무선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자사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를 대거 확보, 차세대 무선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결국 유료 콘텐츠 수익배분을 통한 매출증대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XCE(대표 김주혁 http://www.xce.co.kr)는 SK텔레콤·삼성전자와 함께 자바 기반 콘텐츠 개발을 원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자바 플랫폼의 특징과 수익모델을 소개하는 한편 SDK 배포에 적극 나섰다. XCE측은 자바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키로 SK텔레콤 측에 신청한 업체가 약 700여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C++언어 기반의 무선인터넷 플랫폼 「MAP」를 개발한 모빌탑(대표 김희석 http://www.mobiletop.co.kr)은 최근 한국통신프리텔과 콘텐츠제공업체(CP)를 위한 설명회를 갖고 콘텐츠 사업자 확보에 나섰다. 모빌탑은 게임·노래방 서비스 등 현재 14개사가 MAP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중이며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월말 무선인터넷 플랫폼 브루(BREW:Binary Runtime Environment for Wireless) 공급계획을 발표한 퀄컴은 오는 5월 상용 버전 출시에 맞춰 시장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모빌탑의 MAP와 퀄컴의 브루는 2진 다운로드 방식을 사용,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면서 바로 파일을 실행시킬 수 있어 속도가 빠르다. 반면 자바 플랫폼은 바이트코드 다운로드 방식을 사용, 버추얼머신이 번역과정을 거쳐 실행파일을 생성한 후에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므로 로딩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어느 환경에서나 활용가능하다는 자바 고유의 특성에 따라 이동전화뿐 아니라 PDA를 비롯한 어느 무선기기에서나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이동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무선포털의 등장도 눈앞에 다가왔다. 이를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를 개방해 주고 독립포털의 과금문제 해결 등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같은 환경이 마련되리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아이하트가 무선IDC 기반의 무선ASP 서비스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아이하트는 삼성물산과 인포뱅크, 일본 IIJ가 합작 설립한 한일 합작기업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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