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을 통해 원격으로 자동차 등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텔레메트리(Telemetry) 서비스가 새로운 무선인터넷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했다.
텔레메트리는 기존 원격진단 계측제어 시스템에 통신을 결합시킨 개념으로 서비스영역이 자동차·의료·정보가전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원격진단 계측제어는 이미 여러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블루투스」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무선망과 가전제품 등을 연결시키는 데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텔레메트리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또 있다. 새로 등장하는 무선 기반의 게임이나 상거래 서비스가 유선 인터넷 상의 서비스와 어떤 면에서 경쟁관계인 데 비해 텔레메트리는 기존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업체, 의료업계 등 오프라인 분야와 상호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이 함께 틈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텔레메트리 서비스는 전자기기 내부에 모뎀기능의 장착, 자동차에 전용 단말기 장착, 휴대폰을 전자기기에 직접 연결하는 경우 등 3가지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같은 텔레메트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휴대폰을 통해 자동차를 원격 진단할 수 있으며 디지털카메라에 휴대폰을 연결, 원격으로 사진을 인화하거나 전송할 수 있고 전자제품에 휴대폰을 연결해 요리법을 다운로드하거나 컴퓨터를 통하지 않고도 MP3 파일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원격 건강검진도 고가의 장비를 갖추지 않고 휴대폰만으로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해 모뎀기능이 없는 디지털 기기를 원격 진단하고 제어하거나 원격서버와 디지털기기 사이에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또 자동차 정비소나 요리정보 제공업체, 식료품점, 사진현상소 등 오프라인 기업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텔레메트리 서비스는 가전제품과 의료서비스, 자동차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인 텔레매틱스(Telematics)는 잠재력면에서 가장 유력한 서비스로 볼 수 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이동성(mobility)을 지원하는 휴대폰과 자동차를 결합시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차량 상태 원격진단에서 각종 위치정보 및 교통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모바일오피스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각사 현황을 보면 SK텔레콤의 경우 그룹차원에서 이동통신망과 자동차를 연결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약 2년전부터 꾸준히 준비해 왔다. SKT는 약 1000만명에 달하는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각종 위치정보 및 교통관련 서비스, 차량원격진단 등을 제공하는 「엔트랙」 서비스를 4, 5월경 시작할 예정이다.
엔트랙은 SK텔레콤의 무선망을 기반으로 목적지까지의 최단거리 길 안내와 도로교통 상황, 실시간 교통정보, 뉴스, 날씨, 증권거래 정보는 물론 엔진에서 에어백시스템, 에어컨 등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원격 진단하는 서비스다. SK의 전국 주유소망과 SK텔레콤의 막대한 휴대폰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 서비스의 위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현대, 기아자동차 등과 제휴를 맺고 무선차량 정보서비스를 비롯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 서비스는 운전자에게 도로의 실시간 교통정보와 주차장 현황, 목적지까지의 최단거리 등을 알려주며 차량에 장착된 무선모뎀 내장형 액정단말기를 통해 운전자가 뉴스, 주식투자, 전자상거래, 금융거래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서비스는 GIS 및 GPS를 이용해 운전자의 위치를 파악, 사고 발생시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서나 재난구호기관에서 즉시 출동하는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첨단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전문업체인 네오엠텔은 텔레매틱스 솔루션 「STS」를 개발, 별도 단말기없이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ECU)와 휴대폰을 연결하는 커넥터만 갖추면 차량의 상태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무선망을 이용한 원격 의료서비스(Telemedicine)도 태동단계다. 이 서비스는 원격 건강검진 개념으로 응급차량을 통해 이동중인 환자의 상태를 병원에서 미리 파악해 치료를 준비할 수 있고 가정에서도 간단한 질병에 대해서는 직접 원격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현재까지는 혈압·심전도·혈중산소농도·혈당·태아심음검사 등 기초적인 검사를 할 수 있는 단계다.
무선망을 이용한 전기·가스·수도 등에 대한 원격검침 시스템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외부에서 세탁기를 돌리고 집안의 조명을 조절하며 전자레인지를 통해서 귀가하기전 미리 요리를 만들어 둘 수도 있다.
무선인터넷을 전자기기와 연결하는 텔레메트리 시스템은 많은 가능성과 다양한 확장성이 기대되지만 결국 상용화·대중화를 가능케 하는 요인은 가격경쟁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데이터통신을 활용해 원격계측 제어를 수행하려면 네트워크 접속 프로그램이 전자기기에 내장돼 있어야 한다. 현재 나와있는 시스템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및 컴퓨터에 준하는 기기를 장착시켜 응용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상용화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고 기존 출시된 제품은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무선인터넷 기반 업체들이 다양한 기술을 개발중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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