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미국-퀄컴의 야망

지난해 말 퀄컴은 세계 각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관련 벤처기업에 5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퀄컴이 이제 세계통신 시장을 싹부터 집어 삼키려고 한다』는 비난의 말도 나왔지만 대부분은 『퀄컴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해안도시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된 퀄컴의 꿈은 이처럼 세계시장에서 만개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 휴대폰 기술력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퀄컴도 출발은 보잘 것 없었다.




지난 85년 통신분야 연구·개발 업체로 발을 내딛은 퀄컴은 89년 CDMA라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당시 새로울 게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60년대 이후 군사용 위성통신시스템에 사용되던 기술이었다.







그러나 퀄컴은 여기에 새로운 마인드를 부가했다. 이 기술을 반도체에 적용, 일반인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휴대폰에 결합시켰다. 나아가 개발의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기술을 개방했다. 희망하는 기업들은 로열티를 내고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전략이 맞아 떨어져 현재 전세계 20여개국에서 CDMA서비스에 착수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 50여개 업체가 라이선스에 따라 퀄컴의 칩이 내장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퀄컴은 CDMA 기술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휴대폰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전세계 셀룰러폰, PCS 및 다중모드/밴드 제조업체에 칩세트를 포함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관련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CDMA IS95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 세계 시장에서 CDMA 기술의 급속한 확산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세계 600만명에 달하는 CDMA가입자들이 「디지털 바이 퀄컴」이라는 마크를 보며 매번 퀄컴의 기술력을 상기하고 있다.







지금도 퀄컴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cdma2000 1x를 지원하는 칩세트와 솔루션을 비롯해 WCDMA 칩세트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갖춰놓고 있다. 이는 GSM/GPRS 등 IMT2000 표준을 지원한다.




또 3세대 cdma2000 1x와 GSM/GPRS를 지원하는 다중모드 및 밴드 솔루션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특히 이동통신업체의 네트워크를 통해 무선으로 개인 취향에 맞는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거나 필요에 따라 자신이 가진 이동전화기의 소프트웨어까지도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브루(BREW:Binary Runti




me Environment for Wireless)」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브루는 CDMA기반 무선인터넷솔루션으로 기존 플랫폼과 달리 유선 인터넷환경에서 처럼 네트워크서버로부터 직접 무선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전세계 모든 단말기제조업체에 라이선스없이 무료 제공해 CDMA칩 수익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3세대 이동통신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퀄컴의 강점은 무엇보다 적기에 적절한 곳에 투자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주목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벤처창업 지원펀드인 「퀄컴/한솔아이벤처스 CDMA 펀드」를 비롯해 연세대학교 CDMA 기술표준 공동연구실 개설, 「퀄컴 - 연세 CDMA 리서치 랩」 등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에는 2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현재 세계 통신업계는 IMT2000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으로 격변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퀄컴이 현재의 전략을 고수한다면 당분간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의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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