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통신사업자, 살길은 무선이다

◆「ㅇㅇ님 죄송합니다. 저는 무선인터넷에 푹 빠졌습니다.」요즘 신문과 TV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한 이동전화사업자의 광고 문구다. 무선인터넷이 너무 재미있어서 더 이상 신문도 안읽고 TV도 안보겠다는 말이다. 무선인터넷이 무엇이길래 신문과 TV에 신문·TV없이 살 수 있다는 「도발적인」광고를 하는 걸까. 무선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바로 그 자리에서 이동전화만을 사용해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무선전화의 특성과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이 하나로 융합된 것으로 「손끝의 정보」또는 「주머니 속의 인터넷」을 실현한 서비스다.◆







무선인터넷서비스는 유선인터넷과 달리 대형 모니터를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짧고 간편한 정보탐색에 적합하다. 텍스트 위주의 인터넷 검색, 간단한 e메일 송수신, 단문메시지 송수신, 채팅 등의 서비스에 강점을 갖고 있다.




무선인터넷은 이동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활성화 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이동전화가입자들 대부분이 무선인터넷의 잠재고객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무선인터넷은 유선인터넷과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 유선인터넷 등 유관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통신서비스 전문시장 조사기관인 ARC 그룹에 따르면 지난 99년 3200만명 수준이던 세계 무선인터넷 가입자수가 올해는 1억4000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04년에는 7억5000만명으로 늘어나 전체 이동전화가입자 중 6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터넷 이용자수나 이동전화 가입자수를 감안할 때 무선인터넷 가입자수는 보다 빠르게 증가해 올해 이동전화가입자의 50% 이상, 오는 2005년에는 90% 이상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매출 측면에서도 지난해 2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05년에는 3조원 규모로 성장, 무선인터넷 매출이 음성 통화매출 대비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선인터넷 시장 확대와는 달리 음성통화 시장은 축소될 전망이다. SK텔레콤·한통프리텔·LG텔레콤 등 국내 주요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올해 이미 음성통화 시장에서 순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는 음성통화를 위한 설비투자에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투여됐지만 조만간 설비투자 비용은 회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렇게되면 음성통화 요금 인하 요구가 강해져 결국 음성통화요금은 유선전화 만큼 저렴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고 음성통화는 기본 서비스로 편입돼 큰 수익을 얻기 힘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이동전화시장 가입자수가 지난해 4월말 27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이르고 있다. 국내 이동전화 보급률은 거의 60%에 육박해 핀란드 등 일부 북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신규가입자 확보를 통한 매출 확대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을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유인해 수익을 높이는 방법만이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살길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전송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갖추게 될 IS95C와 IMT2000 서비스가 도입되면 무선인터넷 환경이 지금보다 개선돼 사용자들의 관심이 음성통화에서 영상통화로 넘어가게 되고 유선인터넷 환경과 유사한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문형비디오(VOD), 주문형음악(MOD)뿐 아니라 무선인터넷을 활용한 m커머스 시장도 급격히 확대돼 이동전화사업자는 결국 「이동 무선인터넷사업자」로 변신하게 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처럼 무선인터넷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여부가 이동전화 시장의 성장과 사업자들의 성공적인 사업수행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선인터넷의 경우 향후 IMT2000 서비스의 축소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 준비 여부는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의 조준일 연구원은 『이동전화사업자들이 IMT2000 서비스 초기 가입자 선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향후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확보, 무선포털로서의 입지 강화, 효과적인 요금체계 마련 등을 통해 무선인터넷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도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무선인터넷 시장에 대비, 사업 방향을 음성통화에서 무선인터넷으로 돌리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올해 설비투자 패턴도 음성중심에서 데이터 위주로 바뀌고 있다.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에 따르면 사업자들이 올해 설비투자에 사용할 자금은 모두 3조4850억원에 달한다. 투자 내용별로는 음성통신 투자는 유지보수 및 시설이전에 그친 반면 신규투자 대부분은 IS95C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IS95C망 구축에 7000억∼8000억원 가량을, IMT2000에 320억원을, 무선데이터 사업에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통프리텔은 IS95C 망투자에 5000억여원을, 나머지 3000억여원은 무선데이터 서비스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1000억원 정도를 대도시 IS95C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사업자가 무선인터넷에 고개를 돌림으로써 국내 벤처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우선 차세대 망사업과 관련해 네트워크 장비, 기지국 및 중계기 장비 시장에 1차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것이 그 이유다.




또 무선인터넷 산업의 내용을 제공해주는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기존 가입자들을 무선인터넷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단순한 정보제공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올들어 게임·음악·만화 등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공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이들이 경쟁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콘텐츠도 양산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무선인터넷을 통한 결제 서비스, 무선 ASP사업, 무선 전자상거래 등 관련시장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의 본격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콘텐츠 제공자의 수익성을 확보해 줘야 하며 사용자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요금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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