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양손으로 휴대폰을 부여잡고 뭔가에 열중하는 10대들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몇 백 타」는 일반 데스크 톱 PC 자판에서의 속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양 엄지 손가락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름도 당연하다. 채팅에 한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이들 중 적지 않은 수는 채팅이 아닌 게임에 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료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혼자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달리는 채팅」 문화가 지배했던 10대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틈새로 모바일커머스(m커머스)는 이처럼 소리없이 번지고 있다.
10대들이 이용하는 m커머스의 주종이 게임이라면 20∼30대에게는 단연 예매 서비스가 인기 종목이다. 휴대폰을 이용해 항공권이나 콘도 또는 공연 티켓을 예매하는 서비스는 이제 일반화돼있다. 국내 한 인터넷 전문 쇼핑몰은 티켓예매 사이트에서 올리는 수익의 비중이 전체 쇼핑몰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 휴대폰의 기능은 점차 「거래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단순히 이동 중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통신수단의 기능으로 시작된 휴대폰이 이제는 상거래를 발생시키는 주요 인프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휴대폰에서 사용자가 통화의 대가로 지불하는 요금 외에 「상품구매에 따른 대가로 화폐를 지불하는」 상거래 발생은 무선네트워크를 보유한 통신사업자뿐만이 아닌 은행·카드 등의 오프라인 금융사와 쇼핑몰 사업자 등 m커머스 시장에서 또 다른 수익 창출을 노리는 모든 진영에 중요한 임무가 됐다.
물론 주문과 결제 방식이 아직까지 서비스 제공자와 유선상의 통화에 의존한다는 면에선 아직까지 반쪽 서비스에 머물고 있지만 빠르면 6월께 상거래 이후 결제를 휴대폰에서 직접 처리하는 「모바일 자동이체」가 등장할 것으로 보여 국내 m커머스 시장은 다시 한번 변화를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또 m커머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쇼핑몰이나 콘텐츠 사업자에게 고객의 사용 대가를 대신 청구해 주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소액결제 서비스 역시 계속 확산될 예정이어서 m커머스 확산은 여러 면에서 예견되고 있다.
특히 데스크톱 PC에서 은행업무를 이용하는 인터넷뱅킹처럼 휴대폰에서 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증 문제가 개선되거나 개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IC카드가 내장된 새로운 형태의 단말기가 등장할 날이 머지않아 국내 m커머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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