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차이나유니콤의 CDMA 전략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지난해 8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05년이 되면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 규모가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에 발맞춰 중국 정부도 자국의 이동통신산업 육성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설비 국산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중 이동통신 서비스의 주류 규격인 유럽규격(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에 대항해 부상하고 있는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주 월드리포트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시장조사기관인 피라미드리서치(Pyramid Research www.pyramidresearch.com)가 중국 CDMA의 선두주자인 차이나유니콤의 CDMA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다룬 보고서를 소개한다.

◇중국 CDMA의 첨병 차이나유니콤=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중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차이나유니콤이 최근 1300만명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2세대 CDMA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이나유니콤은 이를 위해 올해 30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주파수 부족이 한 원인

CDMA 네크워크를 구축하려는 차이나유니콤의 계획은 중국에서 6㎒의 GSM 주파수가 거의 다 사용돼 GSM 네트워크로는 더 이상 가입자를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차이나모바일이 차이나유니콤에 주파수를 양도하지 않는 한, 차이나유니콤이 추가로 GSM 주파수를 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CDMA라는 새로운 기술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CDMA의 수익성

차이나유니콤은 이미 유럽형 2.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일반패킷무선서비스(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 기반의 모바일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3세대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3세대 업그레이드 비용과 평균 가입자 성장률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차이나유니콤이 CDMA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2005년까지 8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가장 적게 잡아도 차이나유니콤이 2005년 말까지 CDMA 네트워크로부터 거둬 들이는 매출은 자그마치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1 참조

△모바일 서비스는 차이나유니콤의 지속적인 전략적 핵심

모바일, 데이터, 장거리 음성 및 통신은 유니콤의 5개년 사업계획 중 핵심 사업이다. 이중 모바일 서비스는 성장 전망이 유망하고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차이나유니콤의 전반적 전략을 위한 3가지 사업 중 가장 핵심적 분야로 지속적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차이나유니콤이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 치중하기로 결정한 이면에는 이 분야에서 자사가 차이나모바일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차이나유니콤의 모바일 서비스는 현재 2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도 99년 11%에서 2000년에는 거의 두배로 늘어난 20%대를 돌파했다. 그림2 참조

따라서 가입자수가 대폭 늘어나고 서비스 범위 지역도 확대되면 차이나유니콤은 향후 5년간 중국 전체 이동통신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보다 더 높은 비율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피라미드리서치의 추정치는 24%)

이처럼 차이나유니콤은 CDMA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면 네트워크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이나모바일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유니콤에 유리한 모바일 서비스

차이나유니콤이 모바일 서비스에 치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고정(전용)회선 사업자 및 데이터 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차이나텔레콤과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차이나텔레콤이 전국의 통신 기간(백본)망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업자의 통신 네트워크 설치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고객에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차이나텔레콤의 네트워크를 임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속성은 사업자의 경쟁력과 사업의 경제적 측면에 심각한 손해를 줄 수 있다. 더욱이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는 점 외에도 중국의 데이터 통신시장이 현재 막 형성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매출 신장과 수익에 대해 사업자들이 확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때문에 차이나유니콤은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에 치중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이 CDMA 기술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차이나모바일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균형 깨는 CDMA

중국의 신식산업부(Ministry of Information Industry)가 차이나유니콤에 상용 CDMA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외국 업체(벤더)들 사이에 균형이 깨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GSM 벤더들이 중국의 모바일 사업자에게 대부분의 기기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규모의 CDMA 네트워크를 도입하게 되면 루슨트테크놀로지, 퀄컴, 삼성같은 외국의 벤더들이 장비 및 핸드세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차이나유니콤의 관점에서 보면, 협상을 통해 장비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GSM과 CDMA 벤더들과 건전한 경쟁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게 됐다.

△중국 현지업체들도 혜택

CDMA 네트워크의 구축은 중국 국내 장비 벤더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 벤더들은 기지국을 비롯해 이동교환센터와 네트워크관리 시스템 등 CDMA 기술 완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GSM 기술은 완전히 습득하지 못했으며 이 분야의 지적재산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은 GSM보다 CDMA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집중했기 때문에 CDMA의 채택을 강력히 지지했으며, 중국의 신식산업부도 결국 차이나유니콤의 CDMA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승인하게 된 것이다. 중국 벤더 중 중흥통신(ZTE)이 CDMA 네트워크를 위한 완벽한 솔루션을 개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미 여러 곳에서 장비시험을 하고 있다. 결국 차이나유니콤의 CDMA 네트워크 구축으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도 향후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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