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신용카드사업 참여 초읽기

SK그룹의 신용카드 사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그룹 e비즈니스의 향배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SK그룹 관계자는 “동양카드의 대주주인 동양그룹과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인수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0년 유공을 인수,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에 환성한 SK는 94년 제2이동통신사업권을 둘러싼 재계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에 성공, 정보통신분야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동양카드 인수는 ‘오프라인 금융사업 진출’이라는 SK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동시에 정유·석유화학 및 정보통신 기반의 그룹을 생명공학과 금융 분야로 확장,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왜 카드인가 = 미래 산업의 대표 업종인 금융분야에 대한 비금융권 기업들의 진출 시도는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SK에 금융사업은 남다르다. 특히 SK의 신용카드 사업은 ‘고객-무선네트워크-거점(정유소)’이라는 트라이앵글 구조의 수익기반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SK그룹 전체가 거대한 ‘마케팅 기업’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핵심 고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신용카드 사업은 금융 자체에 대한 신규영역 진출 외에도 SK(주)의 종합마케팅회사 변신, SK텔레콤의 종합무선지불서비스사업영역 진출이라는 핵심 관계사의 사업영역 확대에 막대한 영항을 끼친다.

◇전사 고객을 묶어라 = 무엇보다 그룹 전사 고객을 하나로 묶는 통합마일리지 서비스 분야의 ‘오캐이캐시백’ 카드에 실제 결제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011리더스클럽 회원 1400만명, 신세기통신i클럽 회원 400만명, 엔크린보너스카드 회원 850만명 등 SK그룹이 활용할 수 있는 고객 2650만명 중 캐시백카드를 이용하는 실 고객은 1500만명 규모다. LG그룹의 전사 고객이 1600만명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해도 SK 고객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이 때문에 SK가 동양카드를 인수하며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이 ‘온라인 캐시백카드의 오프라인 신용카드로 전환’임은 예견된 일이다.

무선지불서비스 체제를 갖춘 SK텔레콤도 소액결제서비스나 지불게이트웨이(PG) 서비스에 신용카드를 직접 활용할 수 있고 SK텔레콤이 100% 투자한 온라인과금청구대행분야의 빌플러스도 그 대상 고객이 이동전화 사용자 외에 신용카드 회원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영역을 확보하게 됐다.

◇남은 문제 = 3700개 주유소 대리점의 직접적인 결제수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오프라인의 카드시장 자체에 대한 시장성은 낙관적이다. 지난해 SK에너지판매의 매출은 약 7조2000억여원 규모. 대금 결제가 대부분 신용카드가 차지한다는 면에서 강력한 가맹점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SK(주)의 캐시백 가맹점 5만점 역시 직접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카드업계나 경쟁사들은 SK의 카드사업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리스크관리다. 이론상으로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전문적인 금융기관의 운영 노하우를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SK에 대한 카드를 비롯한 기존 금융권의 견제 기운이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SK가 넘어야할 산이다. 현재 인수가는 25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SK가 ‘인수의 신화’를 다시 한번 이룰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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