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어니어](20)동부그룹 이봉 DIS사장

“전사적 차원에서 보면 과거 정보기술(IT)부문은 지원부서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품을 생산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데 있어 직접적인 요인이 됩니다. 증권의 사이버트레이딩이나 은행의 인터넷뱅킹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동부DIS 이봉 사장(52)은 동부그룹의 e비즈니스를 사실상 총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최근 동부그룹이 금융·보험부문으로의 전문화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그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이 사장은 파이낸싱 분야 e비즈니스 전문가다. 지난 75년 미국 이민후 체이스맨해튼은행에서 네트워크 구축작업을 주도한 이 사장은 인포서치&프로텍션이라는 파이낸싱 IT 컨설팅 업체를 설립, 10년간 뉴욕 맨해튼서 세계적 금융사들의 IT 컨설팅을 도맡아 왔다. 스위스뱅크,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이 당시 이 사장의 주요 고객사다.

지난 94년 동부화재 최고정보관리자(CIO)로 영입돼 동부그룹과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97년부터 현재의 동부DIS 사장직을 역임하면서 그룹내 e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금융업종간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증권·보험·은행권의 고유영역이 없어지면서 금융권 통합작업이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업종별 이기종간 시스템 통합문제가 금융권 e비즈니스의 우선과제입니다.”

이 사장은 특히 고객관계관리(CRM) 구축에 매우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CRM 구축시 업종별로 상이한 ‘고객가치’를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동차보험사 입장에서는 50대 무사고 운전자보다 20대 초보운전자가 훨씬 큰 가치의 고객입니다. 일반적 통념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지요. 이렇듯 금융분야의 CRM 구축시 정작 중요한 것은 IT적 접근이 아닙니다. 해당 업종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확한 고객가치산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 사장이 동부그룹의 e비즈니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다. 이를 위해 그는 통합고지서 발급, 금융상품 공동개발·판매, 통합 콜센터 운영 등을 현실적 대안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가 풀어야 할 난제도 많다. 고객통합관리시에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선의 묘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 그룹내 6개 금융권 계열사간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중재자 역할도 해야 한다.

이 사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또다른 이유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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