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업계에서는 올해 리눅스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최근 리눅스의 최대 수요처인 닷컴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리눅스의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리눅스가 정보기술 산업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기대하고 있다.
리눅스 업계의 맏형 격인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한병길 사장(46)도 올해가 리눅스 비즈니스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보통 운용체계는 태동기, 개화기, 쇠퇴기가 각각 10년씩 30년 주기를 갖는다고 합니다. 리눅스가 91년에 시작됐으니 이 이론대로라면 올해가 개화기의 원년인 셈입니다. 개방성과 경제성을 앞세워 인터넷이 급속히 성장한 것처럼 마찬가지 장점이 있는 리눅스의 미래도 매우 밝습니다.』
이제 막 약관의 나이를 넘긴 리눅스인터내셔널 우상철 사장(30)은 96년에 창업을 한 리눅스 1세대다. 그 역시 리눅스가 대세가 될 것임에 확신을 갖고 있다.
『현재 상황은 리눅스가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사람들이 리눅스에 품고 있던 막연한 기대감이 현실로 바뀌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컴퓨팅 환경은 마치 댐처럼 기술을 한 곳에 가두고 독점하던 모습이었지만 리눅스는 빗방울과 같습니다. 빗방울이 모여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고 댐을 넘어설 것입니다.』
아직은 막연하다. 비즈니스는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효용성에 의해 이뤄지는 법이다. 한병길 사장은 효용성 면에서도 리눅스의 가치가 높다고 한다. 한병길 사장은 그 이유를 컴퓨팅 환경의 변화에서 찾는다.
『점차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웹 컴퓨팅 환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기능을 한대의 고성능 서버에서 수행하는 것보다 역할별로 최적화한 여러 대의 서버를 운용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달리 말하면 이제 솔루션도 다품종 소량 생산이 중요하며 그것에 어울리는 운용체계가 리눅스인 것입니다.』
리눅스는 소스코드가 공개된 운용체계다. 누구나 원하는 대로 변형할 수 있고 그 결과물은 반드시 다른 사람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운용체계보다 훨씬 다양한 솔루션을 갖고 있다. 더욱이 1대의 비싼 서버보다 리눅스를 이용한 클러스터링 서버를 사용하면 비용이나 위험 분산 측면에서 유리하다. 우상철 사장은 리눅스의 확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망한다.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아직 기업은 구축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에 리눅스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합니다. 리눅스 비즈니스가 활성화하려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진입해야 합니다. 우선 핵심 업무가 아닌 주변 영역에서 차차 리눅스를 도입하면 핵심업무까지 확장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한병길 사장도 『IBM·컴팩 등 대형 업체들이 리눅스 사업 계획을 가시화하는 것만 보더라도 리눅스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시민권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눅스는 상당부분 외국 기술에 종속된 국내 정보기술 산업의 기술 종속을 가져올 대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따라서 외국 리눅스 업체와 국내 리눅스 업체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막연하게 외산·국산을 구분하는 것은 무한 경쟁 시대에 무의미합니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것입니다. 다행히 국내 리눅스 업체들은 기술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업체의 노력에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더해진다면 국내 리눅스 업체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상철 사장의 자신감에 비해 한병길 사장은 조심스러운 자세다. 한병길 사장은 현재 리눅스 업체가 과거에 비해 비즈니스를 세분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방향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벤처의 성공은 선택과 집중에 달려 있습니다. 리눅스 업체도 예외는 아닙니다. 잘 나가는 분야에 몰려가기보다는 자신이 잘 하는 부분에 주력해야 합니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특화시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창업 선배인 우상철 사장과 창업은 늦지만 인생 선배인 한병길 사장은 국내 리눅스 비즈니스의 도약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기투합하고 짧지만 의미있는 대화를 마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우상철 사장(30세)
△96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지그재그소프트 창업
△99년 리눅스인터내셔널 창업
△현재 리눅스인터내셔널 대표이사
한병길 사장(46세)
△78년 조선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7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산개발센터 연구원
△91년 시스템공학연구소 슈퍼컴퓨터센터 연구원
△9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슈퍼컴퓨터센터 선임연구원
△99년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창업
△현재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대표이사
<알림> 인기리에 게재된 2050코너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호부터는 2050코너 대신 새로운 연재물로 독자 여러분 곁을 찾아갑니다. 묵묵히 오랫동안 외길인생을 걸어오거나 독특한 아이디어로 기업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을 찾아 게재하는 새로운 연재물도 변함없이 사랑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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