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 만화는 게임의 어머니?

발명왕 에디슨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했다.

요즘 게임업계에서는 이 명언을 빗대어 「만화는 게임의 어머니」라는 우스개 소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얀 마음 백구」 「짱구는 못말려」 「마일로의 대모험」 「열혈강호」 등 이름만 들어도 주인공 캐릭터가 금방 떠오르는 인기 만화들이 앞다퉈 게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만화를 소재로 출시됐거나 제작중인 게임은 무려 20여종. 짱구는 못말려, 하얀 마음 백구와 같은 아동용 게임이 의외로 선전하면서 업체들이 잇따라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전에는 TV나 영화로 상영된 애니메이션이 게임의 단골메뉴로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출판만화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게 특징. 타깃 연령도 어린이물 중심에서 15세 이상 청소년으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제작중인 게임으론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마일로의 대모험」 「무지개 요정 통통」 「날아라 슈퍼보드」 「트랙시티」 등. 모두 TV전파를 탔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인지도가 아주 높은 작품들이다.

애니메이션이 주로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다면 출판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하나의 경향이다.

「열혈강호」 「아일랜드」 「프리스트」 「라그나로크」 등 하나같이 15세 이상

의 독자층을 타깃으로 한 장편 만화책들이다. 특히 장편 연재만화의 경우 방대한 스케일과 풍부한 시나리오 덕택에 온라인게임의 소재로는 금상첨화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만화는 아이템과 시나리오에 목말라 하는 게임업계에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라며 『게임 기획을 위해선 웬만한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을 미리 검토해 보는 게 요즘은 하나의 정석처럼 여겨진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서는 인기 게임이 만화로 제작되는 역전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국산 최고의 인기 게임 「창세기전」시리즈가 이미 만화로 출판됐고,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인 「프린세스 메이커4」도 한국 출시를 앞두고 만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또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인 「철권」은 미국 등 해외 유명 만화가들이 만화로 공동 제작, 올 여름께 전세계에 선보일 계획이다.

만화와 게임이 혼합된 일종의 「튀기」도 태어나고 있다.

게임전문사이트 조이코리아넷(http://www.joykorea.net)이 서비스중인 「바람둥이」가 대표적인 케이스. 웹툰 장르 형식으로 게임처럼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만화의 다양한 결론을 맛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앞으로 만화의 게임화, 게임의 만화화 현상은 더욱 활발하게 진전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디지털 만화가 새로운 장르로 부상하면서 만화와 게임을 컨버전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모범사례로 만화와 게임만큼 좋은 장르도 없다는 것이다.

만화와 게임이 자주 만난다는 소식이 반가운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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