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클리닉]19회/끝-e비즈니스는 진화한다

e비즈클리닉에 연재한 지도 오늘이 19회째로 마지막이다. 골프 경기시 18홀을 돌고나면 마지막 가는 코스를 19홀이라고 부른다. 19홀에서는 그날 잘 안풀렸던 경기를 되새기며 다시 한번 연습을 하는 골프 연습장일 수도 있고, 동참한 멤버들과 그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식당일 수도 있다. 오늘 e비즈클리닉의 19홀에 들어서면서 못다한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론에 대한 정리다.

최근 「비즈니스 위크」지나 「일경뉴스」 등의 외신을 보면 인터넷에 대한 실망을 표시하는 글들이 많이 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lost internet」 「rethinking internet」 「useless internet」 등의 어휘들은 자칫 잘못하면 인터넷의 본질을 오도하기에 충분하다. 인터넷에 대한 다른 해석이 불거져 나오는 것은 디지털 경제 또는 인터넷 경제라 불리면서 신경제를 주도했던 닷컴기업들이 추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재의 모습과 맥을 같이한다.

과연 인터넷은 그 힘을 잃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을 바로보고 이야기하는 단편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날 전기와 전화가 발명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전기의 발명이 마치 세상을 뒤엎을 것처럼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전기가 사람들의 인생에 보편적으로 파고 들 때까지 「전기」라는 인프라와 그릇을 제공하는 사업이 돈을 벌었다. 그후 전기가 생활에 보편화되면서 삶의 기본적인 도구로서 전기를 응용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각광을 받았다.

인터넷이 발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먼저 인터넷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을 기대하며 인프라 구축에 많이 투자하는 것부터 시작하게 된다. 정보가 흐르는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고속도로를 다닐 차에 해당하는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게 된다. 고속도로와 차가 준비되면, 그것을 이용하여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것처럼 인터넷을 이용해 자기 비즈니스에 인터넷 기술을 활용,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비즈니스 응용이 초점의 대상이 된다. 그 다음 단계로는 고속도로와 차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어떤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처럼 인터넷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 다음 과제일 것이다. 보편적 인터넷 또는 산재인터넷(ubiquitos internet)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터넷은 하나의 기술 또는 도구로서 일반화되고 그것을 이용하여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전산원에서 발간한 2001년 한국 인터넷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국 2만2000㎞를 광케이블로 연결해 초고속 정보유통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인터넷 이용자가 2000만명에 이르면서 인터넷이 주변에 보편화되어 있고 대기업은 100%, 중소기업은 87% 이상 그리고 상당수 많은 개인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추어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사업 또는 웹에이전시를 한다고 나서고 있다. 공급은 늘어나는 데 비해 더 이상 홈페이지를 만드는 수요가 비례해 늘어나지는 않는다. 경쟁이 심화되어 포화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기업의 영업이 어려워지고 실적이 부진함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탄생밖에는 없다. 인터넷 인프라와 인터넷 응용시스템, 인터넷 콘텐츠 그리고 상거래가 결합하는 새로운 합성 영역의 개척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활용의 파워는 닷컴기업 자체보다는 오프라인상의 전통기업이 인터넷을 완전히 접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때 나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인터넷 그 자체보다는 인터넷을 적절히 활용하여 기업의 본질을 바꾸어 주는 노력이 중시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e삼성 계열의 인터넷 회사들을 오프라인상의 전통적 기업과 연계시킨 전략은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바로보는 잣대를 이야기 해보자. 인터넷 비즈니스가 사라지는 것 같지만 계속해서 생겼다가 사라지고 또 다른 기업들이 생겨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이 기업들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비전문가 입장에서도 쉽게 인터넷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위한 잣대로 「be first(최초)」 「be best(최상)」 「be unique(차별성)」 「be profitable (수익성)」 그리고 「be bundled (복합성)」의 다섯가지 기준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홀을 마치면서 「인터넷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개념은 인터넷의 무용론이나 무가치 측면에서 접근하지 말고 어떠한 모습으로 그 형상이 바뀌어 나갈 것인지를 연구하고 예측하는 노력이라고 이해해 보자. 「인터넷 비즈니스는 죽지 않고 다만 모습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비즈니스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라고 부르고 싶다.

<강세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