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EXE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 htkim@exe.com
공급망관리(SCM)가 21세기 e비즈니스 시대의 필수적인 기업 생존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들어 총물류비용이라고 하는 SCM 비용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절감대책 강구를 지시하는 최고경영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SCM에 대한 최고경영자들의 이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사실 물류비가 기업에서 중요한 요소로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진기업에서는 생산효율 증대 및 영업력 강화를 통한 수익증대가 한계에 이른 지난 20∼30년 전부터 새로운 이익원으로 물류비에 주목해왔다. 자동차산업에서의 JIT, 섬유 신발 산업에서의 QR, 소비재 및 도소매산업에서의 ECR나 VMI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즉 오랫동안 물류비 절감과 고객만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돼온 것이다.
현재의 SCM 비용에 대한 관점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 단지 e비즈니스의 아킬레스건으로 SCM이 새로 등장했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서만 솔루션 등장을 이해한다면 문제 해결이 더욱 복잡해지거나 공허해질 수 있다.
현재 기업은 과거 보호환경과는 달리 시장 장벽이 무의미해진 e비즈니스 시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모든 기업이 글로벌 경쟁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선도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통한 경쟁력 강화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면 어떤 기업이든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SCM 구축에 달려 들고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경쟁력 있는 SCM 커뮤니티에 편입돼야 기업의 독자 생존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기업들도 내부 물류비용 관리 및 기업간 협력을 통한 SCM 비용관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데이터와 노하우를 이용해 e비즈니스 환경에서 어떤 것들이 중요한 SCM 비용 요소며 핵심 사항인지, 또 공급 사슬에서 독립적인 비즈니스 주제의 상호협력 대상은 무엇인가를 알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물류 부문은 기업의 여러 가지 내부 기능 중에서도 경쟁력이 가장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갖고 있는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의 물류관리 수준이 매우 낙후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짧은 시간 안에 물류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들이 물류 하드웨어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하고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고경영자의 마인드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SCM이 기업 내부 및 외부, 기업과 고객간 정보공유·협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상호간 조정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물류시스템의 개선은 단시일 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이 없으면 개선 효과를 미처 보기도 전에 중간에서 답보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SCM 관리를 통한 경쟁력 강화는 이론적이며 공허한 개념뿐이라는 푸념도 많이 들린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자면 SCM은 개념이 아니라 많은 선진기업들이 우선 순위로 구축하고 있으며 이미 그 효과가 많은 부문에서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최고경영자가 SCM에 대한 기본 구조와 기업별로 갖고 있는 독특한 트레이드 오프 부문, SCM 비용에 들어가 있는 고정자산과 재고 등 유동자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해야만 SCM 비용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다른 어떤 부분과 달리 SCM은 반드시 톱다운 방식에 의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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