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오늘로 창립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3월 27일 제3시장은 코스닥시장에 뒤이은 프리코스닥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출범했지만 제도의 미비와 당국의 무관심,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이탈 등 대내외적인 문제에 휘말려 주식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이다.
게다가 제3시장 출범후 몰아친 주식시장의 급속한 위축 등으로 투자심리마저 위축되면서 현재는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 외면받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때문에 제3시장이 본격적으로 프리코스닥시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히 필요하며 지정기업들도 투명한 경영과 본연의 기업활동에 매진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3개사로 양적인 성장 이뤄져 =제3시장은 지난 23일 현재 벤처 72개사와 일반 63개사 등 총 135개사가 지정돼 있다.
첫 매매개시 이후 매달 20여개사가 제3시장에 지정되는 등 상반기까지는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으나 하반기부터는 시장침체로 참여업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제3시장이 설립될 당시 관계자들은 설립 1년안에 300∼350개 기업이 제3시장에 지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시장참여업체수가 기대 이하의 수준을 보여준 가운데 거래내용도 좋지는 못했다. 올들어 제3시장의 거래대금은 하루평균 4억원선에 불과, 하루 주식매매대금이 시장 전체 시가총액(1조2828억원)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극심한 침체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 제3자배정을 제외한 주주배정방식의 유상증자도 260억원에 그치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기능도 매우 미약하다.
제3시장 지정기업들의 외형적 규모는 신생 벤처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말 현재 제3시장은 자본금 규모 5억∼20억원새의 법인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설립된 지 3년 미만의 신생기업들이 5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정기업 중 정보처리와 컴퓨터운용업 관련 지정종목이 58개사, 통신업 관련종목이 11개사로 제3시장 지정기업 중 50% 이상이 IT산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
업들로 파악되고 있다.
◇기업의 투명경영 선행돼야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시장참여를 유도하려면 먼저 제3시장 지정기업들의 기업경영이 좀더 투명해져야한다는 지적이다. 제3시장 투자자들의 조회공시 요구 중 가장 많은 수가 영업활동 정지설이라는 자료에서 보듯이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꼬까방과 비더블유텍은 시장진입후 약 3개월만에 부도가 발생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며 기업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도 주식이 거래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때문에 사실상의 진입장벽이 없는 제3시장 지정요건 역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매매제도 또한 제3시장 정상화를 위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원하는 가격에서 매매하기 어려운 상대매매시스템과 가격제한폭의 부재, 형평성문제를 안고 있는 양도세문제 등이 투자자들의 투자열기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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