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업계, 환율상승 한숨소리

원화의 대 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서 별정통신사업자들이 국제정산료 압박 및 수익 급락에 따른 어려움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전화를 주력으로 하는 별정1호사업자들은 최근 환율상승으로 해외 파트너에 지불해야 하는 정산료에 직접적인 인상요인이 발생했고 이는 곧 원가상승, 수익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별정통신업계가 이처럼 환율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워낙 치열한 요금경쟁이 진행되고 있고 낮은 원가보상률에 기반한 사업 형태로 환율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예방장치를 갖추지 못한 업체가 태반이라는 점 때문이다.

◇어느 정도=관련업계에서는 환율이 약 10% 상승하면 정산료 지불에 따른 수익이 4∼5%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적은 수치지만 1∼2%의 이윤경쟁에 매달려야 하는 이들로서는 부담이 큰 수치다.

특히 별정통신업계에서도 선불카드사업은 직격탄을 맞다시피한 상황이다. 이미 카드액면가를 받고 선불카드는 판매됐지만 그 카드는 환율이 1200원대 당시 제작된 것으로 사업자로서는 꼼짝없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게 된 상황이다.

한 선불카드업체 관계자는 『환율 1250원을 기준으로 카드를 판매한 후 1300원을 기준으로 트래픽과 정산을 마치고 나면 적자를 내지 않는 사업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해외사업자뿐 아니라 국내 별정사업자들간의 호중계나 홀세일 사후정산이 달러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사업자간 회선이용이 달러 등락에 종속된 채 흘러갈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로 이미 굳어져 있는 것이다.

◇대책과 전망=앞으로도 환율이 계속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별정사업자들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안정적 수익 창출의 방도를 찾아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달러를 상시적으로 보유하는 방편을 취하기도 하고 외국으로 보내는 아웃바운드보다는 인바운드 비율을 높여 환율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

선불카드사업자들의 모임인 통신재판매사업자협회(KTRA) 선불카드사업자분과 대표사를 맞고 있는 새롬기술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업체별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라 공동대응 여력은 없다』면서도 『향후 환율이 지속 상승할 것에 대비, 분과모임을 통한 대책협의 계획은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지금까지 국제회선을 늘리고 요금을 낮추는 것에만 일로 매진해왔다면 지금부터라도 사업 규모에 맞는 회선을 갖고 건전한 수입·지출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타개책을 설명했다.

아무튼 달러환율 급등에 대한 자구책이 없인 개별사업자 재무상태 악화는 물론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 혼탁이 가중될 수밖에 없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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