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신화의 끝은 경매

미국의 장기 호황을 이끌어온 신경제의 주역인 닷컴(.com)기업이 경기침체에 따라 잇따라 도산하면서 파산기업 물품경매가 신경제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시장의 폭등세에 힘입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닷컴기업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경매가 실리콘밸리의 주례행사처럼 돼 버린 것.

경매업체인 카우언 알렉산더 이퀴프먼트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서니베일 물품창고에는 마치 알라딘의 동굴처럼 파산한 닷컴기업이 내놓은 각종 물품이 가득 차 있다.

알라딘의 동굴에는 노트북 컴퓨터와 델이나 컴팩이 만든 각종 시스템, 시스코의 네트워크 제품 등과 같은 첨단고가제품은 물론 사무실 집기와 팩스·복사기 등이 빼곡히 쌓여 있으며 심지어 창의적인 사무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한 각종 장난감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물건은 신제품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팔려나간다.

카우언 알렉산더 이퀴프먼트그룹의 경매담당자인 아담 알렉산더는 지난해 44개 닷컴기업의 청산작업을 도왔으며 올해도 청산작업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닷컴기업이 51개에 달한다며 닷컴신화의 붕괴가 때아닌 특수를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곳은 경매업체뿐만이 아니다. 파산기업의 물품을 운송·보관하는 운송·창고업체들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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