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6)게임-온라인게임 지구촌 곳곳 풍성한 열매「수확」

온라인게임 「리니지」(대만 서비스명 : 천당)를 대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1∼2월 대만에서 80만달러(한화 약 10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9월 대만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 12월까지 3개월간 약 13억원의 수입을 기록한 바 있는 엔씨소프트는 이로써 5개월만에 대만에서 약 23억원이라는 부수입을 올렸다.

리니지는 현재 대만에서 14개 서버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으며 회원수 62만명, 동시접속자 5만8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진출할 홍콩과 일본에서의 리니지서비스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국내 게임소프트웨어 최초로 수출 100억원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엔씨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 지사를 설립한 넥슨(대표 이민교)도 최근 일본지사인 넥슨재팬을 통해 PC방 요금체계를 공표하는 등 올해부터 본격화할 일본 PC방 선점을 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넥슨재팬은 일본 PC방에 PC 1대당 1만엔의 정액제 요금 또는 분당 3엔의 종량제 요금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이와 함께 기업적으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PC방에 대해서는 할인혜택을 부여, 시장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또 유료콘텐츠 확대를 위해 현재 유료서비스중인 「바람의 나라」에 이어 최근 온라인게임 「일랜시아」의 유료서비스에 착수했으며 연말까지 「어둠의 전설」 「택티컬 커맨더스」 「엘리멘탈 사가」도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넥슨의 이민교 사장은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은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지만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웹호스팅사업을 포함해 올해 일본에서만 5억엔(5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한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성과가 하나둘씩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가 국산 온라인게임의 해외진출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해외진출이 결실을 거두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대만에 진출, 단숨에 업계 선두를 다진 엔씨소프트의 뒤를 잇겠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만의 세인트허밋스튜디오과 온라인게임 「천년」의 서비스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약 50억원의 해외 로열티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액토즈는 최근 세인트허밋과 자사의 온라인게임인 천년의 중국 및 홍콩 서비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액토즈는 천년이 대만에서의 동시접속자가 2000∼3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천년 외에도 온라인게임 2개 이상을 중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자사 온라인게임 「레드문」의 대만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게임업체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최근 대만의 세인트허밋사와 계약금 30만달러와 매출액의 35%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레드문을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인트허밋사는 다음달 베이징에 서버가 설치되는 대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제이씨는 지난해 9월 레드문을 「홍월」(紅月)이라는 이름으로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 12월부터 유료서비스중이며 현재 회원수 6만명, 동시접속자 4500명을 보유하고 있다.

태울도 최근 대만의 게임소프트웨어업체인 소프트차이나와 계약을 체결, 시범서비스중인 자사의 온라인게임 「신영웅문」을 대만에서 서비스하기로 했다. 태울은 소프트차이나로부터 계약금 70만달러와 월 매출액의 30%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으며 이달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가 올 하반기 중 유료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이야기의 「판타지포유」, 이소프넷의 「드래곤라자」 등도 대만에 서비스를 제공,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만에 이어 중국대륙이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과 서비스계약을 체결한 제이씨와 액토즈 외에도 프로그램 다운로드없이 웹으로만 플레이가 가능한 북마크의 「삼국지 온라인」은 지난해 8월부터 중국어로 서비스, 11월 알렉사닷컴 중국부문에서 삼국지 온라인 중국어 사이트가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북마크는 중국의 홍은과 지난해 12월말 게임사업교류에 관한 계약을 맺고 북마크의 다국어온라인게임 「킹워즈」의 중국내 마케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위즈게이트도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 온라인게임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며 엔포에버도 e삼성차이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서비스 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과 미국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대만에서 인기를 몰아 유럽과 미국시장에 리니지를 서비스할 계획이며 지난해 미국에 지사를 설립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도 올해부터 「레드문」과 「조이시티」를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온라인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에 낙관적이다.

온라인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80년대가 비디오게임기시대였고 90년대가 PC게임시대였다면 21세기는 온라인게임시대라고 할 수 있다』며 『단순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와 게임하기보다는 타인과 시나리오를 구성해 가면서 즐기는 온라인게임이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며 해외 온라인게임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전세계 온라인게임시장은 10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아직 비디오게임시장이나 PC게임시장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매년 60% 정도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곧 PC게임시장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PC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용 인터넷단말기나 비디오게임기로도 온라인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시장규모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내에서는 2만개에 이르는 PC방이 온라인게임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지만 외국의 경우 상황이 달라 시장개척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C방보다는 개인사용자들을 주로 공략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마케팅에 많은 자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사정에 밝은 마케팅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서비스를 아예 현지업체에 맡기고 로열티 수입만 챙기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하고 있다.

또 국산 온라인게임이 너무 한 장르에 치우쳐 있는 것도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액션만을 강조한 액션롤플레잉게임만으로는 외국인들의 정서를 파고 들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액션롤플레잉뿐만 아니라 전략시뮬레이션·커뮤니티게임·보드게임 등 그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온라인게임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김양신 사장은 『온라인게임분야의 경우 타 게임분야와 달리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라며 『국내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곧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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