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6)게임-PC게임; 유럽 세력막강 틈새를 공략하라

PC게임은 컴퓨터의 대중화와 함께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사람들의 여가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컴퓨터를 처음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PC게임을 통해 컴퓨터와 친숙해지고 있

으며 아이들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깔고 실행시키는 일련의 작업 등을 통해 복잡한 컴퓨터의 운용체계를 배운다.

이처럼 디지털문화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PC게임 시장은 향후 5년간 전세계적으로 15∼20%대의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PC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 26억달러(한화 3조원) 규모. 미국 및 유럽이 전체 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시아에서도 정보기술(IT)문화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99년 800억원대의 시장 규모에서 지난해 1400억원으로 70%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거대 인구를 포함하고 있는 중국 및 대만 등지의 아시아 시장은 향후 PC게임 시장에서 최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PC게임 시장의 대부분은 미국·유럽 등 선진게임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다. 세계적인 게임배급사인 하바스인터랙티브·인포그램·인터플레이·액티비전·에이도스 등은 전세계 배급망을 통해 일년에도 수천종의 타이틀을 출시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업체인 블리자드(http://www.blizzard.com)는 최근 10년간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연간 400억∼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PC게임 시장에는 연간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타이틀들이 수십여종 탄생하고 있다.

국내 PC게임 시장도 하바스 등에서 내놓은 외산 게임에 지배되는 종속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는 1400억원 정도. 이중 대부분은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2 등 외산 게임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출시된 국산 게임 타이틀 중 시장에서 5만장 이상 판매된 타이틀은 「창세기전3 파트2」 「킹덤언더파이어」 「악튜러스」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1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여된 국산 대작게임이 잇따라 출시되고 국산 게임의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킹덤언더파이어」를 개발한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은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세계 30여개국에 게임을 출시, 한국 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케 했다.

이밖에 소프트맥스·재미시스템·동서게임채널·이투소프트·조이맥스 등도 미국·대만·일본 등 전세계 시장에 게임을 수출하고 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에 따르면 국산 PC게임의 수출은 99년 1200만달러(한화 134억원)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2400만달러(한화 264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산 게임의 국내 수입액에 비하면 아직 열악한 수준이나 10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국산 게임의 수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또 최근에는 10억원 이상이 투여된 국산 대작게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산영화 바람을 몰고온 「쉬리」와 같은 작품이 PC게임에도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성장단계의 국산 PC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선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게임 관계자들은 우선 국산 게임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은 외국 유명게임의 야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게임 개발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 엔진기술의 대부분은 유명 해외 엔진을 카피한 것이다.

이에 대해 판타그램의 이상윤 사장은 『해외에서 엔진을 사들여와 소스만 바꾸는 식의 게임 제작으로는 해외 시장을 뚫고 나갈 수 없다』며 『특히 원천기술은 투자비가 많이 들고 개발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투자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게임개발사들의 기획력 부족도 국산 게임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 감각만으로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선진업체들의 게임을 모방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국산 게임으로서의 차별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위자드소프트의 심경주 사장은 『국산 게임은 상대적으로 원천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독특한 기획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게임 시장의 흐름, 시스템 사양, 소비자 선호도 등 다양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게임을 기획해야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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