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전자신문 공동>게임강국으로 가는길(2) 연착륙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게임이 문화 콘텐츠의 핵심으로 향후 몇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이란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미 각종 시장 조사 기관들이 앞다퉈 게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는 지난해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가 1212억 달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전년 대비 30% 성장한 157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어 2002년에는 31%, 2003년은 2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의 다른 분야에서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 이상만 커져도 고도 성장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주는 상황을 감안하면 게임은 말 그대로 수직 상승하는 산업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게임 시장에 대한 전망도 한결같이 고도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은 지난 2000년 사상 처음으로 1조원(1조1134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전년 대비 30% 성장한 1조4454억원의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02년에는 전년에 비해 40%나 커지고 2003년에는 3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의 각종 지표를 살펴 보면 역시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관광부의 집계에 따르면 게임 관련 업체(제작·배급) 수가 99년 684개에서 2000년 1496개로 118.7%나 늘어났다. PC방이나 컴퓨터 게임장과 같은 게임제공업체 수도 99년 3만1676개에서 2000년 4만6882개로 48%나 늘어났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는 적어도 단기적인 전망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업계의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는 올해 시장 전망을 밝게 보지 않는다. 특히 아케이드업계의 경우 사상 최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 업체의 단체인 한국게임제작협회의 김정률 회장은 『지금같은 불황은 없습니다. 게임산업이 국가적인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PC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임 인구가 많이 늘어났지만 아케이드업계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아케이드 부문의 수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아케이드업계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지난 99년 9350만7000달러의 수출고를 올렸으나 2000년에는 19.8%가 줄어든 7500만달러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PC 역시 외산이 내수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비디오 콘솔 게임은 시장조차 형성돼 있지 않다.

최근 몇년동안 고도 성장을 거듭해온 게임산업이 연착륙을 하기 위한 하강 국면에 들어 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게임산업을 둘러싼 제반 여건과 환경은 그대로 방치하기에는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폭발력이 넘치는 국내 게임산업이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막힌 곳은 뚫어주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지 않으면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닷컴기업의 위기가 게임업계에도 닥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부와 민간 단체들이 내수를 촉진하고 해외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을 다시 짜고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력 양성 방안, 게임 심의를 포함한 규제의 철폐와 완화, 비디오 콘솔 게임의 수입 개방, 불법 복제 방지, 유통 구조 개선, 기반 기술의 확보 등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 획기적인 정책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개별 업체들도 통합 플랫폼 시장에 대비하고 이미 포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내수 중심에서 탈피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은 물론 PDA·모바일 등 포스트 PC용 게임 시장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제 막 형성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철저히 준비한다면 세계 시장에 무혈 입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가 출현함으로써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 비디오 콘솔 타이틀 시장은 국내 업계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며 지금이라도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게임 시장만을 바라보지 말고 디지털 콘텐츠라는 큰 그림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모델을 짜야 할 것이다.

결국 천정부지로 치솟은 국내 게임산업이 그대로 주저 앉지 않기 위해서는 시스템·정책·비즈니스 모델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새로운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하며 이 작업이 게임 강국으로 진입하는 첫 관문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